한나라당은 이상배 정책위의장의 '등신외교' 발언파문과 관련, '등신'이라는 표현은 이 의장이 처음 쓴 수사(修辭)적 표현이 아니라며 민주당의 설화(說禍) 파문 사례를 제시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9일 "대통령이 정치인을 잡초라고 하거나 양아치, 깽판 등의 비속어를 사용해 왔지만 우리는 이를 특별히 문제삼지 않았다"며 "공연한 말트집을 잡는 유치한 충성경쟁을 중단하라"고 맞섰다.
14대 총선을 앞둔 지난 92년 2월 민주당 김영배.이경재.양성우 전 의원은 지구당 창당대회에서 노태우 정권을 '6공 6신'(정치불신, 경제망신, 외교굽신, 인사등신, 우정배신, 날치기 귀신), '6공 6지옥'(물가.범죄.교통.환경.주택.입시지옥)에 빗대며 대여공세를 펴기도 했다.
또 정대철 의원과 김민석 전 의원도 같은 해 3월 한 합동연설회에서 "6공은 경제에는 패가망신, 정치는 불신, 외교는 굽신, 치안은 등신, 날치기엔 귀신, 국민에게는 배신"이라며 '등신'을 언급했다.
두 사람의 등신표현이 한달 전과 바뀐 게 있다면 '인사등신' 대신 '치안등신'을 쓴 점이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도 '등신'이란 표현은 단골메뉴였다.
국민회의 김희선 의원은 96년 3월말 한 합동연설회에서 "김영삼 정권은 외교에는 굽신, 국민들은 업신, 세계적으로는 망신, 경제에는 등신, 비자금에는 귀신이고, 정권유지에 혈안이 돼 독선.독주.독단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등신'이라는 정치적 수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소속된 민주당이 야당시절 습관적으로 자주 사용해 공식적 정치용어가 돼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꾀병 아니었다…저혈압·호흡곤란" 김건희 여사, '휠체어 퇴원' 이유는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첫 회의 연 국민의힘 혁신위, "탄핵 깊이 반성, 사죄"
강선우 '스쿨존 내로남불' 이어 '갑질 내로남불' 의혹에 우재준 "李대통령 어찌 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