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섬유...불황을 뚫는다=니트업계-(2)영빈

입력 2003-06-10 09:46:14

침구, 커튼 등 인테리어 직물 및 편직물 전문 생산업체인 영빈은 전반전인 섬유경기 침체속에서도 신유통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영빈은 또 세계 섬유 시장을 철저히 분석, 성장 가능성이 높은 관련시설 도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기술개발 예산을 점차 늘려 글로벌 기업으로의 본격 도약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영빈은 지난3월부터 생산공장-중간도매상-봉제업체-완제품업체-유통업체-소비자로 이어지는 기존 유통 체제를 버리고 자체 봉제 기반을 구축해 생산공장-홈쇼핑 및 할인마트-소비자로 이어지는 신유통체제를 확립했다.

'플라시오'는 영빈이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개발한 독자 브랜드. 스페인어로 '궁전'을 뜻하는 플라시오는 커튼, 로만쉐이드, 베드스프레드,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소재의 고급화 및 맞춤 디테일디자인을 추구하는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이다.

지난 3월부터 모 TV 홈쇼핑업체에 납품되고 있는 플라시오는 매출액이 2개월만에 10억원을 넘어서 홈쇼핑업체 10대 유망상품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영빈은 이같은 유통체제 혁신을 통해 올해 매출액을 18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영빈의 비약적 성장은 미래를 내다본 아낌없는 투자에 있었다.

라셀자카드기 7대, 직물 자카드기 48대 등 이 회사는 2001년부터 관련 시설 도입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서상길 영빈 상무이사는 "세계 및 국내 관련 섬유기계 숫자까지 철저히 파악해 경쟁력있는 기기도입에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시장 동향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당 1억~4억원에 이르는 영빈의 직기는 1천만~2천만원 수준의 일반 제직기보다 무려 5배의 생산효과를 낸다.

가로 길이가 50인치에 불과한 일반 제직기가 반폭짜리 원단을 생산, 완제품이 되려면 연폭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과 달리 영빈은 134~230인치에 이르는 광폭 직기를 갖춰 완제품 생산이 바로 가능하다.

최정빈 영빈 대표는 꾸준한 기술개발이 없다면 첨단 기계 도입도 아무 쓸모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20여년전부터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 1, 2팀 12명으로 구성된 기술연구소는 침구, 커튼 등 인테리어용에서부터 양장지 레이스 등 의류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기술연구소에만 연간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영빈은 올해부터 관련 예산을 4억원으로 늘렸다.

영빈의 또다른 강점은 노사 화합에 있다.

전용 연수원까지 설립해 직원 복지 향상에 주력해 온 영빈은 올해 4월 지역 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노동부가 주관하는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돼 지난달 21일 대구지방노동청에서 인증서 및 인증패를 전수받았다.

최정빈 대표는 "지역 섬유업계는 사상 유례없는 대불황을 맞아 서비스 및 임대사업으로의 전환에만 관심을 쏟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철저한 세계 시장조사를 통해 중장기적 발전 계획안을 수립할 경우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