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가로수

입력 2003-06-06 10:01:43

'녹색도시 대구'. 시내 도로변에 줄지어 늘어선 가로수들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새나 곤충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또 각종 대기오염물질과 소음 등을 흡수, 쾌적하고 편안한 도심 환경도 연출해 준다.

대구 시내엔 어떤 가로수가 얼마나 있을까.

대구시내에 조성된 가로수는 34종 15만여 그루. 시민 17명당 1그루꼴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으뜸이다.

가장 많은 수종은 플라타너스. 3만7천668그루가 심겨져 대구 시내 전체 가로수의 24.97%를 차지하고 있다.

플라타너스가 가로수로 사랑받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 녹음효과가 다른 가로수에 비해 뛰어나고 자동차배출가스 정화, 소음 및 먼지 흡수 등 친환경적이면서 도시 가로 경관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태평로, 공평네거리에서 봉산육거리, 아양로 등지를 비롯, 시내 곳곳에 식재돼 있어 가장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열매방울이 떨어져 바람에 날리거나 나무가 무성한 탓에 인근 상가나 간판을 가리는 등 주민들의 민원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20~30m 정도까지 자라고 잎은 손바닥 모양, 나무 껍질이 큰 조각으로 갈라져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봄엔 엷은 연두색 꽃이 피고 가을엔 동그란 열매가 열린다.

플라타너스와 쌍벽을 이루는 수종은 3만7천55그루(24.56%)의 은행나무. 노란색만 고집하는 '순수파'다.

병충해와 공해에 강하고 가뭄에도 비교적 잘 견디어 다른 나무에 비해 가꾸기 쉽다.

초기 성장 속도가 느려 처음엔 녹음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지하철 대명로 구간, 팔공로 공산터널에서 동화사 방면 백안동, 서대구로 등지에서 볼 수 있다.

보통 30m 정도까지 자라고 잎은 부채모양, 서리를 맞으면 노랗게 단풍이 든다.

4월쯤엔 녹황색 꽃이 피고 열매는 10월쯤 노랗게 익는다.

느티나무가 많은 것도 대구시내 가로수 특징 중 하나다.

2만8천50그루(18.59%)가 식재돼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서울 1만7천여그루, 인천 1만5천여 그루, 부산 5천여 그루 등 타도시에 비해 많고 현재도 가장 많이 식재되고 있는 수종이다.

수명이 길어 수백년된 노거수로 마을의 수호신(당산목)으로 남아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향토 수종인 느티나무는 녹음과 모양새가 좋고 병충해에도 비교적 강하다.

그러나 상가 등 간판을 가리고 최근엔 진딧물이 발생, 관리대상이 됐다.

월드컵경기장 주변도로, 달구벌대로 중앙분리대, 호국로, 매천대로 등지에 많다.

다음으로 많이 식재된 가로수는 사랑과 서러움을 동시에 받고 있는 왕벚나무. 1만5천165그루(10.05%)가 있다.

일본 국화로 알려져 있지만 제주도가 원산지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꽃이 화려해 축제까지 열리지만 개화기간이 10~15일 정도로 짧다.

공해에 약하고 상처가 나면 잘 썩는 편이다.

병해충도 많이 발생한다.

또 일찍 낙엽이 지고 녹음효과도 떨어져 전체적인 가로 경관을 저해하는 경우도 적잖다.

그래서 앞산순환도로 구길, 팔공산 순환도로 일부 구간, 화랑로, 현충로, 용연사 입구, 달성군 등 공해가 심하지 않는 외곽도로 등에 많이 심겨져 있다.

이들 4종의 수만도 11만7천938그루으로 전체 수종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중국단풍 6천905그루(4.58%), 대구가 원산지로 알려진 이팝나무 3천923그루(2.6%), 단풍나무 3천718그루(2.46%), 배롱나무(백일홍), 개잎갈나무, '선비나무'인 회화나무 등도 곳곳에 심겨져 있다.

대구시 녹지과 홍만표 담당자는 "앞으로 외곽도로엔 화목류 가로수를 많이 심고 시가지엔 향기 좋은 수수꽃다리, 때죽나무, 이팝나무, 꽃치자 등 방향성 수목을 많이 심어 향기나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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