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산업연수생 이탈이 급증해 지역 제조업체들의 생산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대구.경북지회에 따르면 지역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은 지난 3월 현재 1천800여개 업체 8천519명에 이르고 이 중 60%가 섬유업체들에 몰려있다.
국내 3D 업종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일부 업체엔 전체 종업원의 절반이 외국인 연수생일 정도로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고용허가제 도입 움직임이 일면서 연수생 사이에 불법체류자도 요건을 갖춰 허가받고 국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 불법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경우 건설부문 산업연수생 이탈자는 작년까지 대체로 월 10~30명이었으나 올 3월에는 86명으로 늘어난뒤 4월 87명, 5월 89명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기협에 따르면 지난 2월 770명이었던 이탈 연수생은 3월 들어 1천121명으로 급증했고 4월엔 1천680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역 일부 업체들 경우 당장 생산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지역의 ㄷ섬유업체 대표는 "최소인력만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연수생이 이탈, 정상적인 생산라인 가동이 불가능한 경우까지 있다"며 "특성상 24시간 작업해야 하는 섬유업계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업체들의 고민은 산업연수생 이탈이 급증해도 대체인력을 전혀 확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 시스템은 외국인 산업연수생이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대체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있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한국 사람을 쓰려고 해도 3D 기피현상으로 국내 노동자들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
지역 기업인들은 대체인력 확보를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외국인 노동자 이탈에 대한 대책을 확립해 불법체류자를 단속해야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유예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강해성 부장은 "정부가 불법체류자들을 방치하면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고용허가제 도입 여부를 떠나서 어떤 식으르든 빨리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책이 확립되고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제대로 단속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견직물조합 박노화 이사장은 "국내 인력 확보 곤란으로 외국인 연수생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외국인 연수생 배치 과정에서 철저한 자질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업체 관계자는 "요즘에는 브로커들이 집단으로 불법체류를 알선,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이탈자를 붙잡아 출입국사무소에 데려가도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당국의 태도를 비난했다.
한편 국내 전체 외국인 불법체류자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불법체류자수는 올 1월 28만7천408명, 2월 28만7천808명, 3월 28만7천56명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4월에는 28만9천494명으로 증가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꾀병 아니었다…저혈압·호흡곤란" 김건희 여사, '휠체어 퇴원' 이유는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첫 회의 연 국민의힘 혁신위, "탄핵 깊이 반성, 사죄"
강선우 '스쿨존 내로남불' 이어 '갑질 내로남불' 의혹에 우재준 "李대통령 어찌 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