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처음 보는 얼굴이네'.
안방 극장에 세대교체 '붐'이 일고 있다.
단역이나 CF 몇편 찍은 '왕초짜'들이 공중파 방송의 황금시간대 간판급 드라마 주인공으로 잇따라 캐스팅되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큼 TV를 즐겨보는 시청자라 하더라도 요즘은 '리모컨'을 돌리는 순간 낯선 얼굴을 쉽게 접하게 된다.
특히 이런 경향은 여주인공인 경우에 두드러진다.
SBS가 '천년지애' 후속으로 지난주부터 방영한 주말연속극 '스크린'의 여주인공은 CF 모델 출신인 김태희(24). 삼성전자 마이젯, 태평양 이니스프리, 한국화장품 칼리 등의 모델로 활동하는 김태희는 1년전 시트콤에 출연한 것이 연기경력의 전부다.
같은 방송사의 또 다른 주말연속극 '백수탈출'의 여주인공을 맡은 이보영(23) 역시 타 방송 시트콤에 한번 출연했을 뿐이다.
MBC도 신인들의 전성시대이기는 마찬가지. 주말 드라마 '죽도록 사랑해'에서 여주인공 설희역을 맡은 미스 춘향 출신의 장신영(19)은 '오디션'을 거쳐 단번에 주인공을 맡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또 14일 첫회분이 나간 수목드라마 '남자의 향기' 여주인공 한은정(24) 역시 화장품 라끄베르, 스포츠웨어 K-SWISS, 속옷 비비안 CF모델로 활동하다 주연으로 발탁됐다.
이번주 새롭게 선보인 월화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여주인공 정다빈(24)도 '레츠 KT' CF 출신의 신인급 연기자다.
안방 극장이 이처럼 '신인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것은 스타급 연기자들은 영화쪽으로 발길을 돌리는데다 한때 시청자를 사로잡던 '귀한몸'을 모셔와도 시청률이 신통찮은 경우가 많기 때문. 방송국 제작진들은 "예전처럼 톱스타가 인기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어서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선한 얼굴 발굴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신인 진출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대형 기획사의 역할도 크다.
기획사에서 '끼' 있는 신인을 발탁한뒤 자체 교육을 통해 '상품화'가 바로 가능한 연기자로 키워 방송국에 진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전처럼 방송국 공채를 통해 연기자로 발을 들인 뒤 단역과 조연을 차근차근 밟아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
물론 낯익은 얼굴에 쉽게 식상해하는 요즘 시청자들의 취향도 '신인 전성시대'에 한몫을 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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