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상품 '새 얼굴 새 혜택'

입력 2003-06-04 09:37:16

금융기관들이 이 달 들어 새로운 비과세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과 서민 생활 안정을 이유로 새로운 비과세 상품을 허가하면서 각 금융기관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새로운 성격의 비과세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

대부분 재테크 전문가들이 권하는 '부자 아빠 되기'의 첫번째 전략도 '비과세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현재 각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각종 예·적금이나 펀드에 붙는 소득세율이 16.5%에 이르는 만큼 사실상 절세는 모든 재테크의 기본인 셈. 저금리 시대, 목돈이 없는 사람들은 목돈을 만들기 위해, 목돈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불리기 위해 각각 절세 상품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비과세 상품은 이미 시행해 오던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변형시킨 것과 정부가 장기 주식투자 유치를 위해 허가한 주식형 펀드 상품 등 두 종류.

▨장기주택마련저축=농협이 종전 7년이던 가입기간을 30년까지 늘린 변형된 '평생 우대 장기주택마련저축'을 오는 16일부터 판매한다.

이 저축은 이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물론 현재 시판되고 있는 예금 중 유일하게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가입일로부터 7년 이상 지나면 연차별로 구분된 적립원리금을 중도에 인출할 수 있고 이자를 연복리로 계산, 거래기간이 길면 길수록 수익이 더욱 커지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 이율은 매년 가입일의 기준상품 이율에 따라 변동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기존 비과세 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을 개선, 최고 1%까지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하나 신비과세 장기저축(보너스형)'상품을 개발, 지난달 28일 시판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가입후 3년간 연 5.5% 확정금리를 지급하며 가입 기간내 신용카드 사용실적과 국민관광상품권 매입 실적에 따라 최고 1.0%까지 추가금리를 지급한다.

이어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입 기간을 늘리는 등 새로운 성격의 장기주택마련저축 신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농협관계자는 "비과세상품이 대부분 사라진 데다 은행권이 초저금리 시대로 들어서면서 장기간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장기 주식형 펀드=2000년말에 나온 비과세근로자주식저축펀드와 2001년 10월에 나온 장기증권저축에 이어 정부가 장기적인 주식투자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모집을 허가한 세번째 비과세 주식관련 상품이다.

앞서 나온 두 개의 펀드 모집이 끝난 상태여서 신규 수요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기증권저축 펀드와 다른 점은 가입금액의 5.5~7.7%에 이르던 세금 환급 혜택이 없는 대신 비과세 한도를 종전 5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늘린 점이다

국민은행은 2일부터 1인당 8천만원까지 이자 및 배당소득세가 면제되는 'Step-Up 비과세 장기주식투자신탁' 판매에 돌입했다.

이 상품은 주식, 채권 및 파생상품을 배합해 보존수준을 일정수준 유지하면서 추가수익을 획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하락장에서도 일정수준의 수익률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주가의 반등시 추가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변동성이 심한 한국주식시장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한 운용기법이라 할 수 있다"며 "세제혜택 등의 효과를 고려할 때,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 한국투신 대한투신 삼성투신 등 각 투신 운용사들도 다양한 비과세 펀드 상품을 개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주의점=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가입대상이 만 18세 이상의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소유자로 제한된다.

월10만원이상 분기별 최고 300만원까지 불입금액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주식편입비중이 60%를 넘겨야 한다.

약세장이 이어질 경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같은 주식편입비중은 지난 2001년 10월에 나온 장기증권저축때의 75%보다는 낮아진 것이지만 2000년 말에 나온 비과세근로자주식저축펀드의 50%보다는 높아진 것. 게다가 과거 주식형 비과세 상품과 달리 직접적인 세금환급이 없다는 점도 메리트가 줄어든 부분. 이에 따라 평균주식 편입비가 60%인 주식형 펀드에 8천만원을 투자했을 때 절감되는 세금은 40만원(주식 시가배당률 2.2%로 추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장기증권저축 가입시 첫해에 최대 275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었던데 비하면 쥐꼬리라는 것. 그렇지만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과거 지수 600대에서의 펀드 가입이 상당 수익을 안겨준 데다 원금보존형 상품도 개발되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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