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첨단과학도시 포항 건설

입력 2003-06-03 13:14:03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의 인구가 52만명선에서 수년 째 제자리걸음이다.

타업종에 비해 성장속도가 낮은 철강산업 일변도의 산업구조 때문이다.

사람값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이 우리나라의 1/10 수준인 중국 등 후발 경제국을 따돌리고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

기존 일자리는 줄어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여지가 없으니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제2 성장엔진 기대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다시금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철강산업 이외의 또 다른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포항이 몇 년 전부터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첨단과학도시 건설이다.

남에게는 없는 것, 남이 안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내 갈고 닦아, 먹고 살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른바 차별화된 성장전략이다.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 지고 장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포항은 국내 어느 곳에도 없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세계 일류 기업인 POSCO, 아시아 최고의 공과대학인 포항공대, 한창 떠오르고 있는 한동대학교, 세계 네 번째로 건설된 방사광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국내 테크노파크 중 가장 모범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포항테크노파크, 환동해권 최고의 항구가 될 영일만 신항, 110km에 달하는 해안선과 천혜의 해양관광자원, 거기다가 '귀신 잡는' 해병1사단까지 포항에 있다.

새 정부가 내걸고 있는 첫 번째 화두가 지방분권이고 지역균형발전이다.

여기에다 소위 '코드'를 맞추어야 한다.

포항지역의 이처럼 풍부한 첨단과학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과학도시, 첨단기술도시로 탈바꿈해야만 기존 제조업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어 포항권 경제가 다가오는 미래에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 될 것이다.

*대구와 공동번영길 모색

2일 포항에서는 산.학.연.관의 공동참여로'첨단과학도시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금년도 포항시정 구호인 '제2의 영일만기적! 첨단과학도시 포항이 이룩하겠습니다' 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포항제철 건설로 제1의 영일만기적을 이루어 이 나라 발전을 이끌어 왔던 것처럼, 제2의 영일만기적인 첨단과학도시 건설로 다시 한번 경북발전은 물론이고 이 나라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2004년 말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두 도시는 40분 거리로 같은 교통축에 놓이게 된다.

대구의 성장산업들과 포항의 생명공학, 나노산업들을 함께 묶어 광역차원에서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 길만이 침체에 빠져있는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며 번영된 대구.경북권을 만들어 나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정장식(포항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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