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 구조조정 더디다"

입력 2003-06-03 13:15:33

정부는 대구.경북 섬유산업 장기 발전전략인 포스트밀라노 프로젝트(2004~2008년) 추진에 앞서 밀라노프로젝트(1999~2003년, 총예산 6천800억원) 평가에 본격 돌입했다.

산업자원부, 기획예산처가 발주해 산업연구원(KIET) 5명, 한국개발연구원(KDI) 6명의 연구위원들로 구성된 밀라노프로젝트 평가위원단은 2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 대구시 및 프로젝트 주관기관의 사업 추진 현황을 보고받고 공식적인 첫 평가 작업을 시작했다.

평가단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번 평가 작업은 밀라노프로젝트 17개 단위사업별 평가없인 후속 사업인 포스트밀라노의 효율적 사업 방향을 설정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대구뿐만 아니라 광주, 경남, 부산 등지의 4대 지역 특화산업 모두 철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구시로부터 밀라노프로젝트의 전체 사업 추진 현황을 보고받은 평가단은 이번 평가작업은 치밀하고 심도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KDI 장하원 연구위원은 "섬유산업을 국가 기반사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기본 방향에는 산자부, 대구시, 평가단의 입장이 같지만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섬유산업 구조조정 작업을 시작한 대구 경우 진척 정도가 매우 더딘 게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엄격한 평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밀라노프로젝트가 지속 가능한 자생적 혁신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는지 아니면 예산 확보를 위한 일회용 사업에 그쳤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각 주관기관별 인프라 구축 사업에 대해 앞으로 한달여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가단은 또 밀라노프로젝트가 대구.경북 섬유업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었는지, 산.학 협력체제 네트워크 구축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서도 집중 평가할 예정으로 대구시에 밀라노프로젝트에 참가한 지역 섬유업체 개별정보 및 업체별 수출액, 수출단가 변화, R&D 참여실적 등을 기초 평가 자료로 요구했다.

KDI 박경준 연구위원은 "평가안이 완성되면 기획예산처에 평가 내용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번 평가는 4개 지역 특화산업의 후속 사업 타당성을 가려내고 지원 정도를 결정하는 정책적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포스트 밀라노 사업방향 설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 삭감과 같은 부정적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각 주관기관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재조정해 전체적인 사업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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