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업계-3중고 섬유...불황을 뚫는다

입력 2003-06-03 09:40:57

대구 섬유가 장기 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미-이라크 전쟁, 사스(SARS), 물류파동을 거치면서 아예 섬유업을 포기하고 서비스 및 임대 사업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사상유례없는 대불황속에서도 섬유만을 고집하며 신소재 및 비의류용 제품 개발, 유통시장 다양화,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대구 섬유의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들도 결코 적잖다.

지역의 대표적인 제조업종이면서 세계섬유의 벽과 장기불황, 치솟는 원자재값 등 3중고를 뚫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 섬유업체를 찾아본다.

화섬 직물 중심의 지역 섬유업계에서 대구 섬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니트업계를 들 수 있다.

세계적인 화섬산지라는 명성(?)에 가려있지만 대구, 경북에는 전국 니트업계의 30%가 밀집해있다.

이들은 과감하고 지속적인 R&D투자, 첨단시설도입, 유통혁신 등 전방위적이고 치열한 기업가 정신으로 불황 타개에 앞장서고 있다.

비교적 공정이 간단한 메리야스(속옷), 양말 업체들 경우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침체 일로를 걷고 있지만 기술 및 품질경쟁력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메탈릭니트, 트리코트, 라셀 등 아웃웨어, 산업자재용, 커튼지 등은 그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니트란 씨줄과 날줄을 겹쳐 실을 짜는 직물과 달리 바늘로 코를 형성해 원단을 만드는 제직기법이다.

니트는 상대적으로 소음, 공해, 먼지 발생 정도가 적은데다 조직의 특성상 신축성이 강하고 땀이나 수분의 흡수율이 높아 선진국일수록 여성용 의류나 아웃웨어 등 니트 소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섬유수출이 매년 5~6%의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는 반면 니트편직은 20~30%의 고속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말부터 화섬 직물을 제치고 국내 섬유 최고 수출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니트로 대변되는 국내 편직물 총 수출액은 8억1천366만달러로 화섬 등 각종 직물들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 달리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5%나 증가했다.

지역 섬유업체들에 따르면 영세업체들이 주를 이루는 업계 특성상 정확한 통계는 불가능하지만 20%에 불과했던 니트 관련 업체들은 세계적 수요 증가와 함께 최근 2, 3년새 30%까지 늘어났다.

또 지역 니트업체들은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화섬 직물업체들과 달리 신소재 개발과 투자 설비 확대 등을 통해 장기 불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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