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대구시가 일반주거지역을 1,2,3 종 등으로 세분화하는 용역결과를 공람공고 한 이후 현재까지 대구시청은 물론이고 산하 8개 구.군청에 주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시가 '도심 개발제한구역'으로 불리는 종별세분화에 대한 상세 자료를 공고한 이후 재산상 불이익을 받게 된 주민들이 공람 안 시행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며, 대구시장과 구청장.군수등을 찾아 애원(?)에서부터 실력행사까지 불사하고 있다.
주민 반발은 도시 난개발 방지와 계획개발을 목적으로 마련한 일반주거지역의 종별 세분화로 인해 토지의 용적률이 종 전에 비해 떨어져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땅 매입을 포기하면서 재산가치가 크게 떨어진 게 그 이유. 용적률이 1종(150%)은 종전과 마찬가지이지만 2종은 250%에서 200%, 3종은 300%에서 250%로 각각 축소됐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도 단지의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분노하고 있다. 용적률이 축소된 경우 건설사들이 선뜻 재건축 사업수주에 나서지 않으면서 무상지분 등 조합원들에 대한 보상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파트 신축이나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건설사들도 불만이다. 비싼 값으로 매입하거나 높은 보상가격으로 재건축을 수주한 아파트 단지가 1,2종으로 분류되면서 사업성을 잃게 됐는가 하면 뭉칫돈이 잠겨 당장 경영난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대구시내 곳곳에서 민간건설사의 아파트 신축 부지에 든 단독주택이나 나대지 지주, 재건축 대상 아파트 입주민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시청 앞 집회 및 시위' 등으로 실력을 행사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구시도 고민하고 있다. 공람 안대로 시행하자니 시민들의 엄청난 저항이 있는 데다 건설경기까지 위축시켜 지역 전체 경제가 한순간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책임성 있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행을 유보하자니 이미 시행된 '국토법'을 따르지 않는 격이 돼 이래저래 고민이다.
그러면 대구시는 이 같은 난제를 어떻게 풀까? 우선 주민의견 수렴(6일까지)을 바탕으로 대구시의회 의견청취 과정을 거쳐 다음달 초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최종안 결정, 고시로 본격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는 이미 종별 세분화 안이 공고된 지난 24일부터 각 구청에 공문을 보내 건축을 통제토록 지시했다. 즉, 이번에 분류된 종별 용적률로 건축허가를 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안이 결정고시 될 때까지 건축허가를 유보시키라는 내용이다. 공람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아 둔 경우만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거.도시환경정비법과 관련한 조례가 공포된 뒤 종별세분안이 적용될 것으로 믿고 아파트 신축이나 재건축 사업승인(건축허가)을 미뤄왔던 주민이나 건설사들은 속이 타는 가운데 어떻게 하든지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시는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타당성 있는 경우 최종 안에 반영할 수 있다는 방침이지만 일반주거지역의 종별 세분화 작업의 기본원칙을 벗어나는 경우는 어떤 일이 있어도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시스카이라인 유지나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시민들이 산과 물을 접할 수 있는 환경권 확보 등 대 원칙을 깨지 않는 선에서 보편타당성이 인정될 때는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마련한 종별 세분안이 영구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여건이 바뀌면 5년마다 이뤄지는 도시계획 재정비 때 현실을 반영할 수 있고, 지구단위계획 수립 때는 좀 더 좋은 여건에서 개발이 가능하므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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