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모를 불임

입력 2003-05-22 09:46:18

건강한 아기를 갖는 것은 모든 부부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이런 소망을 이루지 못하는 부부가 전체의 10~15%에 이른다.

결혼 10년째인 최모(39·회사원)씨 부부는 그동안 여러 병원에서 불임 검사를 받았으나 그때마다 불임의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무작정 임신이 되기만 고대해 오던 이 부부는 최근 지역의 한 불임클리닉에서 인공수정에 성공,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를 들을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불임 부부 중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불임의 원인조차 알 수 없을 때이다.

▨원인 모를 불임

건강한 젊은 여성이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을 때 임신 가능성은 매 주기당 30%로 1년이내에 임신 가능성은 85%쯤 된다.

그러나 불임인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원인불명성 불임은 전체 불임의 10%에 달한다.

이럴 때에는 불임의 원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인 유전적, 선천성 감염, 전신질환여부 등에 대한 충분한 검사가 필요하다.

▨진단

일반적으로 원인불명 불임은 불임검사에서 규칙적으로 배란을 하고 난관이 정상이면서 통과가 잘되는 점, 자궁근종, 난관유착, 자궁내막증 등이 없고, 정액검사상 정상소견이며 불임의 기간이 최소한 2년을 경과한 경우에 진단을 내린다.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이런 검사 방법 외에 난자의 합성과 배출의 장애, 정자의 운반과 기능의 장애, 감염, 그리고 난자, 정자, 배아, 자궁내막의 면역학적 이상 등을 포함하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원인불명 불임에는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미 시행된 검사들의 완전성 여부와 정상이라고 판명됐던 요인들이 검사 및 치료과정에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재평가해 봐야 한다.

▨치료

젊은 연령층과 불임의 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결혼 후 3년 내의 임신율이 40~8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우선 6~12개월간 기다려 볼 수 있다.

그러나 불임 기간이 길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 특히 35세 이상의 임신 경험없는 불임환자들은 추가 검사와 보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불임 검사로는 남성의 정액검사와 여성의 호르몬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와 난관촬영검사, 그리고 배란 검사 등이 있다.

실질적인 불임치료법은 상황과 단계에 따라 여러가지. 우선, 배란장애로 인한 불임에 적용되는 배란유도법이 있다.

배란유도제를 사용해 치료하며 모든 불임치료중에서 성공률이 가장 높다.

다음엔 난관성형술이 있다.

염증성 혹은 자궁내막증 등으로 난관이 막혔거나 난관주위 복강에 붙어 있을 때 복강경을 이용한 미세성형수술로 정상적인 모양과 기능을 재생시켜 임신을 돕는다.

자궁경수술도 활용된다.

자궁경을 자궁 안에 삽입해 자궁내부를 관찰하면서 자궁내 혹을 없애거나 붙어있는 내막조직을 떼어낸다.

때론 선천성기형을 교정하기도 한다.

인공수정법은 자궁경부 점액이 비정상적이거나 정자 수가 적을 때 시행한다.

배란기에 정자를 채취해 세척한 후 운동성이 강한 정자를 골라 가는 관을 통해 자궁 안으로 직접 주입한다.

배란유도제를 사용하며 통상 3∼5회까지 계속 시도한다.

최후의 선택은 시험관 아기시술. 이 방법은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액을 채취해 이를 수정시키거나 수정부위인 난관으로 이식하는 일련의 시술을 말한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시험관 아기 시술은 체외수정과 배아 이식, 배우자 난관내 이식술, 접합자 난관내 이식술 등으로 나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정형 교수(포천중문의대·대구여성차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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