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罷業 강행, 국가경쟁력은 '파탄'

입력 2003-05-13 12:02:52

도대체 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물류대란'으로 한국경제가 춤을 추고 있는 현실 앞에 대부분의 국민은 불안을 넘어 또 다른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북핵(北核)을 등에 업은 채 사스(SARS)의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경제가 이런 외부 요인에 대처하기는커녕 노사갈등이라는 내부 분쟁으로 치닫고 있으니 방향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만하다.

부산화물연대가 12일 전국운송하역노조와 정부간의 합의안을 거부하고 파업 강행을 결정, 정부의 공권력 행사에 정면 도전키로 함으로써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이제 경제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이다.

거듭 주장하지만 요즘같이 해외 요인이 불안할수록 우리는 내부 결속을 다져 후일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

제반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목소리 높이기'에만 몰두한다면 그것은 바로 남미(南美)경제로 가는 지름길이다.

산업자원부는 부산.광양항이 완전 마비되면 수출 차질액이 하루에만 1억9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의 경우 부산항을 통한 하루 운송규모는 2천500~3천t으로 컨테이너 160~170개 정도인데 운송료가 대당 15만원에서 25만원선으로 10만원이나 올랐다.

부산항에서 대구로 반입되는 수입물량은 30%나 줄어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포항지역은 이미 2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한국의 노사문제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발표한 '2003년 세계경쟁력 연감'에서 한국의 '적대적 노사관계'가 30위로 꼴찌를 차지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이같은 결과를 해외에 널리 확인시켜주는 셈이 된다.

노사문제는 대화와 타협이 우선인데도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도록 방치해 온 위기관리 능력없는 정부로 인해 우리 경제의 근간은 위협받고 있다.

지금 우리는 국내 문제로 열병을 앓고 있을 계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와 노동계는 직시하고 신속한 사태수습에 상호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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