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원수강료가 인상될 예정이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부모들의 허리가 더욱 휘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다수 학원에서는 이미 고시가보다 훨씬 높은 수강료를 받고 있어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각 교육청은 입시단과학원의 경우 과목당(월 20시간 기준) 3만 6천원가량의 수강료를 받도록 하고 있으나 상당수 학원이 부교재비 등을 포함, 과목당 평균 5만원이상을 받고 있는 것. 게다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당 평균 3,4군데의 학원을 보내고 있어 실제 학부모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사설학원들이 실제 받는 수강료는 지난해보다 10%정도가 오른 5만∼6만5천원대에 이른다"며 "인상분을 교재비.모의고사비.잡비 등에 포함시켜 눈가림식 인상을 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부 종합학원의 경우 '경영난으로 인해 학원수강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20%이상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각 교육청들도 학원수강료를 최소한 5%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동부 교육청에 따르면 입시 단과.종합 학원수강료가 지난해 보다 4.6%인상된 3만 8천원(월 20시간기준).15만 5천원 정도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무용.음악.미술 등의 수강료도 각각 4~5%정도 인상될 예정. 이에따라 입시 단과.종합반.피아노.미술 등을 망라한 학원 수강료는 2001년 9.8%, 2002년 3.6% 오른데 이어 올해들어 평균 4.6%나 뛰게 되는 셈. 학원수강료의 이러한 인상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01년 4.1%, 2002년 2.7%)에 비해 2배에 달하고 있다. 서부.남부.달성교육청도 올해내로 학원수강료 인상을 검토중에 있다.
이같은 학원수강료 인상 움직임에 대해 학부모들은 '경기침체로 가정경제가 어려워진 마당에 학원수강료가 인상되는 것은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주부 신은미(40.만촌동)씨는 "올해 고등학교 등록금이 지난해보다 8.5%가량 올랐는데 학원비까지 오른다니 걱정이 태산이다"며 "주변의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 학원비를 대기 위해 적금을 깨거나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딸을 둔 김미숙(45.대구 만촌동)씨는 "고액과외를 시킬 형편이 못돼 사설학원에 다니게 하고 있는데 부담이 커져 한두 과목은 수강을 중단시킬 계획이다"며 "학원수강료는 서민 체감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정수준에서 조정돼야 한다" 말했다.
이에 대해 학원측은 오히려 인상률이 낮다는 입장. 김병화 대구시 학원연합회 회장은 "대구지역의 학원수강료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빨리 수강료를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식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원수강료가 인상되면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 돼 '교육 불균형'이 우려된다"며 "수강료 인상률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 아울러 하루빨리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굳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교육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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