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 우리의 이혼율은 비교적 낮았다.
한번 결혼한 부부는 당연히 평생 같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다음으로 이혼율이 높은 나라가 되었다.
물론 이혼율이 낮다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어려움을 일방적으로 참음으로써 유지될 수 있었던 가족의 안정성은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이혼증가 추세를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일은 사회발전에 따르는 바람직하지 않은 부수현상이지만 많은 선진사회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현대사회에는 이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다.
우선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지적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자기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성인남녀가 가족이라는 하나의 집단을 이루었을 때 여러가지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부 모두 어느 정도의 양보와 희생이 있어야 한다.
서로가 자기의 주장만 내세우고,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때 가족해체는 불가피하다.
몇 십년 동안 많은 부모들이 자기자식만 최고라는 식으로 교육해온 결과 사람들은 극히 이기적으로 되었고, 지금과 같은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여성의 지위향상과 경제적 독립을 지적할 수 있다.
이는 물론 좋은 일이지만 이혼을 증가시키는 한가지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결혼생활을 계속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배우자 선택의 방법과 기준도 이혼을 증가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
사랑하므로 결혼한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랑'은 환경이 바뀌면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을 가능하게는 하지만 결혼생활을 지속시키는 데 충분한 조건은 못된다.
그 외에도 성도덕의 타락, 부모의 통제력 약화, 이혼에 대한 관용적 태도 등 많은 요인들이 있다.
부부간의 갈등이 심각하고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될 수 없을 때 이혼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혼이 그 이후의 행복한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급한 실행보다 참고 견디어 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혼은 일차적으로 해당 부부의 문제이지만 이혼율의 급격한 상승은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이혼율 세계 1위라는 탐탁지 않은 기록을 세울지도 모른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지혜를 모아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남제(경북대 명예교수.가족사회학)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