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맘놓고 타도 돼요?

입력 2003-05-09 12:50:11

행락철을 맞아 휴일마다 놀이공원 및 유원지에 인파가 몰리면서 이들 공간에서 가동되는 놀이기구나 시설물의 안전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내 유원지 상당수는 수익성이 떨어져 놀이시설 관리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관계자들이 말했다.

◇불안한 놀이기구=지난 6일에는 대구 앞산 케이블카가 운행 중 공중에서 정지, 승객들이 20여m 높이에 갇혀 50여분간 공포에 떨어야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 5일 경남 진주와 서울의 놀이공원에서도 놀이기구 연결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고정 볼트가 풀리는 사고가 발생, 이용객이 부상했다.

지난달 12일까지 사흘간 대구시, 해당 구청, 한국유원지종합시설협회 등이 합동으로 실시한 대구시내 유원지 40개 놀이기구 안전성 정기 검사에서는 대구 ㅅ랜드 '고공 파도타기' 시설이 개선명령을 받았고 ㅇ랜드 '케멜백코스타'가 안전벨트 풀림방지용 너트 관리 시정지시를 받는 등 10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김형석(38·대구 이천동)씨는 "애들과 함께 가끔 놀이기구를 타지만 최근 며칠 사이 사고가 잇따라 불안하다"며 "놀이기구 이용자 대부분이 어린이들인 만큼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멍 뚫린 안전 지도=앞산 케이블카 경우 불과 두 달 전이던 지난 3월 7, 8일 교통안전공단이 안전 점검을 실시했으나 아무 문제점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 관리가 형식적일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

또 대구시 등 관계기관은 매년 상하반기 놀이시설들에 대해 안전검사를 하고 있지만 노후시설에 대해서도 대부분 교체보다는 보수지시만 내리는 실정이다.

대구 수성구청 관계자는 "상하반기 합동 점검 및 수시 안전검사를 하고 있지만 낡은 시설물이 많아 업주들 스스로 자체 점검을 실시토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선 투자 여력 없어=대구 앞산 케이블카 경우 올해로 28년째 운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내 다른 놀이기구들 대부분도 설치된지 10년 이상된 것이어서 시설 낙후가 심한 편. 보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업체 대부분이 영세한데다 이용객이 적어 운영이 어렵자 추가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앞산 케이블카 경우 평일 이용객은 거의 없고 휴일 승객도 300~400명 정도여서 경영이 어렵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동촌유원지는 행락객이 한창 때의 30분의 1수준으로까지 감소했다.

수성유원지 등의 일부 놀이기구 운영업체들은 아예 시설 철거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떨어지자 놀이시설이 낡더라도 전면 교체는 엄두를 못내고 문제가 생길 때만 부품을 수리·교환하는 것으로 유지하는 실정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업 부진으로 인건비라도 아끼려 1명의 운전원이 매표와 질서유지까지 맡도록 하는 등 무리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놀이시설 업체들은 대구시의 유원지 개발 촉진으로 이용 인구를 늘려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ㄷ업체 관계자는 "대구시나 구청들이 공원이나 유원지 개발 청사진만 늘어놓을 뿐 실제 개발에는 뒷짐만 지다보니 행락객이 없어 이같은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원망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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