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에서 시작된 화물대란 사태에서 고건 국무총리가 보이지 않는다.
국무회의에서 내각의 잘잘못을 총괄할 총리의 목소리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 책임총리제는 실시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고건 총리가 제밥그릇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것인가? 참 답답하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은 6일의 국무회의 닷새전에 시작됐음에도 행자·건교·노동 등 관계장관들은 '포항상황'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대통령에게 보고할게 없었다.
당연히 총리도 오판(誤判)했을 것이다.
대통령은 결국 국무회의 하루전날, 사건발생 나흘만에 문재인 민정수석으로부터 심각성을 보고받고서야 국무회의에서 화를 냈고 장관들은 뒤늦게 호떡집에 불난듯 했다는 것이 이번 '중대사태'에 대한 새정부의 대응방식이었다.
이번 상황을 놓고 걸핏하면 현안에 직접 개입하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에 그렇다느니 관련부처간 유기적 협조체제의 미숙때문이라느니, 또 대통령의 친(親) 노조성향을 잘못 읽고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가 사태를 키웠다느니 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조금씩은 다 이유있는 지적들이지만 결국은 '책임행정의 부재(不在)'로 집약될 밖에 없다.
이 한심한 사태가 내각불신으로 번질까 걱정이다.
장관들이 총리는 안쳐다보고 대통령의 눈치부터 긁는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장관들의 능력과 처신이 이런 식이면 결국 대통령은 부처보다 비서실쪽을 선호하게 될게 뻔하다.
그리되면 내각의 힘은 절로 빠지게 된다.
'책임내각'이 실종되는 것이다.
우리가 고건 총리 내각에 그나마 기대를 갖는 것은 대통령이 책임총리제를 약속했고 고 총리 또한 국회청문회에서 자주(自主)내각의 강한 의지를 비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3주전 정부종합청사 별관에 브리핑룸을 설치하려던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에게 고 총리가 "무슨 소리냐"며 제동을 걸었을때 우리는 진짜 책임총리로 가는 줄 알았다.
만일 그랬다면 이번 사태에서 행자·건교부장관에게 고함을 질렀을 사람은 노 대통령이 아니라 당연히 고건 총리여야 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에도 "대통령은 국가전략과제에 집중하고 일반정책과 국정조정은 총리에게 맡겨야 한다"며 청와대와 총리실의 업무 분담을 제도적으로 연구하라고 지시했었다.
도대체 아직도 연구중인가? 아니, 어쩌면 국정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대통령이 안준게 아니라 고 총리가 못찾아먹고 있는건 아닌가. 그렇다면 큰일이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