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0여명의 사망자를 낸 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은 규모 7.2였고 2만여명이 희생된 2001년 인도 구자라트 지진은 규모 7.7이었다.
규모로 봐서 0·5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두 지진은 비슷한 크기일까. 대답은 '천만에'다.
내진설계 기준 등 나라마다 여건이 다르지만 인명피해 면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단순히 0.5만큼의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진을 이야기할 때 쓰이는 '규모'(Magnitude·M)는 발생한 지진에너지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다.
지진 자체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로 '리히터 스케일'이라고도 부른다.
이 스케일은 대수로 되어있어 숫자가 하나 커질 때마다 에너지가 약 32배정도 커진다.
따라서 규모 7.0과 7.2에서는 지진의 에너지가 두배만큼 차이가 있게 된다.
소수점 이하의 0.2라는 숫자는 큰 규모로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에너지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에너지를 리히터 규모로 표현하면 대략 6.1이다.
리히터 규모 7.2의 1995년 일본 고베(神戶) 지진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약 스무개가 한꺼번에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규모 8.5의 지진은 히로시마 원폭 수천발 분에 해당하고 100억t의 무게를 한라산 정상까지 올리는 정도의 에너지에 상당한다.
이 에너지는 한국에서 일년간 사용하는 전력의 3분의 1정도의 에너지다.
흔히 지진의 규모와 진도를 잘못 사용한다.
진도는 어떤 장소에 나타난 지진동의 세기를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의 물체 또는 구조물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정해진 설문을 기준으로 계급화한 척도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계측기에 의해서 직접 관측한 값을 진도 값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진도는 지진의 규모와 진앙거리, 진원깊이에 따라 크게 좌우될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지질구조와 구조물의 형태 및 인원현황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규모와 진도는 1대1 대응이 성립하지 않으며 하나의 지진에 대하여 여러 지역에서의 규모는 동일수치이나 진도 계급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예를 들면 200km 앞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일어나도 진도는 약 Ⅳ 정도가 되지만 규모 7.0의 지진이 수직 땅속에서 발생하면 진도가 Ⅶ이 되기도 한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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