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전쟁랠리 '멈칫'

입력 2003-03-25 12:02:38

전쟁 발발 후 상승세를 탔던 국내.외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국제유가와 금값이 치솟는 등 미국-이라크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파장이 금융.원자재 시장은 물론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수출 차질, 유가 상승 등으로 지역 및 국내경기 침체가 불가피해 전쟁에 따른 악영향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전 초단기전 기대감 약화 및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주식시장은 닷새만에 하락했다. 24일 거래소시장은 전날보다 5.92포인트(1.02%) 떨어진 569.85, 코스닥시장은 0.56포인트(1.39%) 하락한 39.54로 장을 마감했다. 25일 오전에도 증시는 큰 폭 하락세를 보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9.30포인트 내린 550.55, 코스닥지수는 1.70포인트 떨어진 37.84로 장을 출발했다.

뉴욕증시도 폭락세로 반전했다. 24일 뉴욕증시 다우존스지수는 207.29포인트(3.61%) 하락한 8천214.68, 나스닥지수는 52.06포인트(3.66%) 내린 1천369.78로 장을 마쳤다. 증시전문가들은 "전쟁 조기종결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이라크전 전개양상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등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전 후 내림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라크전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24일 국제유가는 1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75달러(6.5%)나 오른 28.66달러에 장을 마쳐 지난 2001년 12월 26일 이후 일일 상승폭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및 화학제품의 수입상품가격이 10% 증가하면 대구지역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0.2097%로 추산됐다. 특히 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지역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5~5.5%보다 크게 낮은 3~3.5%에 그칠 것으로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은 분석했다. 정보통신, 가전, 반도체, 기계, 섬유제품 등이 수출부진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원유값이 상승할 경우 연료비 부담이 가중돼 경영에 애로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수출 차질에다 제조원가 상승 등으로 지역 업계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제 금값도 나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2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값은 지난 주말에 비해 온스당 3.40달러(1%) 오른 329.50달러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의 금 현물 시세도 오름세를 보여 24일 오후 홍콩의 금 현물가는 온스당 329.88달러로 지난 주말보다 3.70달러 상승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지역 소비심리도 급속히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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