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천 감독이 부임한 96년 시즌 삼성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팀 성적 54승5무67패(승률 .448)로 6위에 머물렀다.
에이스인 김상엽의 허리 부상과 기대주 김태한의 부진이 겹쳤으며 팀 방어율 4.23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였다.
97년 심기 일전한 삼성은 페넌트 레이스 4위를 차지, 4년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문을 열었다.
플레이 오프서 LG에 2승3패로 패하자 이후 이어진 대대적인 팀 개편의 신호탄이 올랐다.
해태의 에이스 조계현과 호타준족의 이순철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98년 시즌이 끝난 뒤 외야수 최익성과 투수 박태순을 한화에 내주고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던 노장진을 받아들였고 양준혁과 해태의 특급 마무리 임창용을 맞바꾸는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삼성야구의 얼굴이자 간판 타자였던 양준혁이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우승의 꿈을 이룬다는 전수신 구단 사장의 집념은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어 쌍방울에서 투수 김현욱과 왼손잡이 1루수 김기태를 20억원에 사들여 또 한번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으며 OB의 선발 투수 김상진을 현금 6억5천만원에, 다음해 7월에는 OB의 포수 진갑룡을 4억원에 사들이는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전력 보강이 이뤄지면서 사령탑도 바뀌어 98년과 99년 서정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서 감독은 98년과 99년 각각 3위와 4위의 성적을 올려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지만 LG와 롯데에 패하고 만다.
2000년 시즌 김용희 감독이 뒤를 이었다.
그 역시 시즌 3위의 성적으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만 현대에 4패로 참패, 옷을 벗고 말았다.
김용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해태의 이강철, LG의 대형 포수 김동수 등 전력 보강이 계속 이루어진다.
김용희 감독이 퇴진한 뒤 화려한 우승 경력을 쌓은 해태의 김응룡 감독이 2001년부터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강타자이자 1루수인 마해영이 2001년 시즌을 앞두고 신인 유망주인 김주찬, 이계성과 맞바꿔 영입됐다.
슬러거 신동주도 보내고 대신 해태의 유망주 투수 강영식을 불러들였다.
어지러울 정도의 선수 교체는 오로지 우승을 향한 일념때문이었다.
이러한 정성이 통해서일까, 삼성은 가볍게 한국시리즈에 진출, 우승이 당연시되었으나 두산에 2승4패로 물러나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우승을 향한 행보는 계속 됐다.
수년간에 걸쳐 영입한 스타급 선수들 중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임창용과 노장진, 진갑용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대적인 물갈이가 다시 시작됐다.
2002시즌을 앞두고 김상진, 김동수, 김기태 등을 김태한, 이용훈, 정경배와 함께 SK로 보내고 오상민과 외국인 용병 틸슨 브리또를 현금 11억원에 곁들여 맞트레이드했다.
외형상 전력은 화려했지만 모래알같은 팀 구조를 개편하고 김 감독 특유의 근성이 주입됐다.
그리고 마침내, 우승에 한이 맺혔던 이 파란만장한 팀은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정상에 결국 올라서고야 말았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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