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심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나자 대구지역 문인들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하려 자비를 들여 부랴부랴 추모문집을 만들고 추모문학제를 열거나 시낭송회를 열고 조문의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민족작가회의 대구지회 회원 20여명이 지난 27일 오후7시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입구에서 가진 추모 문학제는 시민들의 무관심과 주위의 어수선함이 뒤섞여 추모의 분위기를 반감시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침 행사가 열린 곳은 대형 극장 앞인 탓인지 추모 시낭송이 진행되는 숙연한 분위기임에도 불구, 극장측의 매표 목소리가 끊임없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 나왔고 극장측 직원은 영화관람 방해를 우려한 듯 매표소 입구의 공간확보를 위해 '길을 막지 맙시다'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게다가 지나가는 젊은이들도 가라앉은 추모행사에 아랑곳없이 큰 소리로 휴대전화 통화를 계속하거나 시끄러운 대화를 멈추지 않아 시낭송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기도했다.
행사장 바로 앞 2층 투명 유리의 한 음식점에서는 다리를 꼰 젊은 남녀들이 무엇이 그렇게도 즐거운지 웃는 모습이 이어졌고 시민들이나 젊은이들의 추모문학제 동참분위기는 아니었다.
문학제 주최측이 준비한 추모시집이나 촛불, 흰 국화를 들고 추모문학제에 동참하려는 시민들도 뜸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민족작가회의 대구지회 김용락 지회장은 "아직 대구에는 추모행사에 대한 성숙된 시민의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특히 젊은이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남에 대한 배려에 인색해 추모행사가 너무 어수선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추모시를 낭송했던 박방희 시인도 "행사분위기를 감안한 시민행동이나 함께 하려는 분위기가 정착안돼 추모의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틀날 대백앞에서 대구국악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대구문협의 시낭송회도 전날 보다는 사정이 다소 나았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비숫해 문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서로 좋은 추도의식이 될 텐데…".
정인열-문화부기자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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