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청와대 인선에 착수하고 대통령직인수위도 청와대 비서실 개편 작업에 나서 청와대 진용에 대한 밑그림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8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문희상 민주당 최고위원, 정무수석에 유인태 전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혀 정치형 비서실장의 임명을 확정지었다.
이와 함께 '정무-정책'의 이원화를 중심으로 한 청와대 비서실 개편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인 비서실장=노 당선자가 지난 6일 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무기능은 정무수석만으로 미흡한 만큼 비서실장에게 정치권의 여러 조정역할을 맡기겠다"며 전.현직 의원의 '정무형 비서실장' 기용을 언급한 뒤 이틀만에 문 최고위원과 유 전 의원의 임명을 확정했다.
문 위원의 청와대 비서실장 기용은 국회와 여야 관계 등 정치권내 여러 조정 역할을 정치인 실장에게 맡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낙연 대변인은 "당선자는 비서실장이 정무분야를 맡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국회 관계와 정무역할을 두루두루 수행토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재선인 문 위원은 민주당 경기도지부장과 국회 아.태 정책연구회장을 역임했으며 당 최고위원과 대선기획단장을 맡아왔다.
문 위원은 당내에서 한화갑 계보로 분류되지만 모나지 않은 정치 행보를 걸어왔으며 김대중 정부 초기에는 대통령 정무수석에 있으면서 당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멤버들과 정례회동을 갖고 시국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현 여권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정무라인'을 맡을 적임자라는 평이 나돌았었다.
정무수석에 내정된 유 전 의원의 역할도 대야 관계에 맞춰져 있다.
문 비서실장 내정자와 함께 여야를 아우를 '투톱'으로 유 전 의원을 기용한 것이다.
그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와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으며 이런저런 인연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8.8 재.보선에는 민주당 당적으로 서울 종로구에 출마, 낙선했다.
충북 제천이 고향인 유 내정자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4년 5개월 복역한 민주화 운동 경력이 있으며 지난 87년과 90년 대통령선거 후보단일화 국민협의회 상임위원과 야권통합추진회의 운영위원을 역임한 뒤 96년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원기 고문의 경우 아직 청와대 기용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당선자 측근으로 정치자문 역을 계속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김 고문의 경우 어떤 이름이든 공식 직함을 달고 정치자문 역을 맡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청와대 기용설을 뒷받침했다.
◇청와대 비서실 개편=인수위는 청와대 직제를 '정무형 비서실'과 '정책형 기획실'로 이원화시키는 비서실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청와대 역할을 정무와 정책으로 나눠 각자의 기능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청와대 비서실 개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또 비서실 밑으로 정무, 민정, 공보, 총무 파트를 둬 정치적 업무 외에도 홍보 역할과 청와대 일반 관리역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정책기획실 산하에는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프로젝트 별로 분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인수위와의 연속성 차원에서 현재 인수위 김진표 부위원장과 간사(김병준.이정우.김대환.권기홍.이종오 교수), 김한길 기획특보의 정책기획실장 기용설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낙연 대변인은 "청와대의 대폭적인 직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으며 비서실 차장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당선자는 내실있는 변화를 비중있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