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英才교육 확대, 운영방식이 과제

입력 2003-01-04 12:30:27

올해 대구.경북 지역의 영재교육이 대폭 확대될 움직임이다.

대구시 교육청은 6개 초등학교와 3개 중학교에 공동 영재학급을 설치해 300여명에게 수학.과학 등을 지도하고, 경북예고에 초.중학생 각 20명 규모의 음악.미술 영재학급도 운영하게 된다.

또 경북대와 대구교대 영재교육원은 초등 정보 분야를 신설하고, 분야별 인원도 늘릴 계획이다.

경북은 20개의 영재교육원을 설치해 78개 학급 1천430명에게 수학.과학.정보.언어 등을 교육하기로 해 지난해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또한 학교 단위 영재학급 24개, 교육청 단위 공동 영재학급 50개 등 74개 학급으로 확대 지정해 1천480명을 교육하게 된다.

선진국들이 창의성을 생명으로 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일찍부터 영재 육성에 주력해온 사실을 떠올린다면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체계적인 영재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영재들이 제대로 크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일이며,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수학.과학 중심에서 언어.정보.예술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중.고생 심화학습 교실을 단계적으로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 형태로 전환해 창의성과 잠재력 개발에 주력한다는 발상은 신선하다.

이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방향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국가 자원'을 조기에 발굴해 육성한다는 의미를 띤다.

하지만 영재교육이 정착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영재성은 판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반드시 보편성과 설득력을 갖춘 판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 과정에서도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며, 영재가 지니고 있는 잠재적 재능을 최대한 계발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보도 관건이다.

영재교육이 명문대 진학을 위한 또 다른 특수목적 교육기관이 된다면 또 하나의 사교육 시장만 추가되고, 그 본질은 곁가지가 돼 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재교육의 확대에는 운영 방식이 과제이므로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관리가 따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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