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라크 전략 배후에는 대테러 전쟁이라는 공식명분 외에 안정된 석유확보와 미국의 군사대국화라는 두 가지 중요한 세계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지로 이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영국의 BBC 방송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BBC는 부시 정부의 대이라크전 행보가 신중한 것 같지만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공격 목표가 이미 결정된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9.11테러로 촉발된 대테러전이 이라크 등으로 확대된 배후의 전략을 분석했다.
첫번째 전략은 물론 미국이 공식으로 밝힌 것처럼 대량살상무기 파괴를 목표로삼고 있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은 미국의 진짜 목표가 이라크에 매장된 방대한 석유를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딕 체니 부통령이 18개월 전 작성한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석유소비 억제책을 시행하지 않는 한 오는 2020년까지 미국은 석유수입량을 50% 이상 늘려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걸프 지역으로부터의 석유수입량을 늘려야 하고 카스피해 연안 분지와 라틴아메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 수입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하고 있다.
첫번째 전략인 대테러전쟁과 두번째 전략인 석유수입원 확보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는 물론 정치적 영향력과 경제적 압박이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군사적 수단이다.
이는 세번째 전략인 미군의 변신과 먼 장래에 대비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 본토를 철통방어하는 한편 첨단병기로 무장한 이동 병력으로 전세계에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부시 정부의 군사 독트린에는 세 가닥의 세계전략이 구분할 수 없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한 예를 들면 중앙아시아에 세워진 알카에다 소탕용 미군기지는 석유공급로를 지키고 카스피해 지역 석유의 상업적 이용을 지원하는 이중 삼중의 역할을 수행하게된다.
그루지야 군대에 대한 미국의 훈련지원은 테러분자들을 소탕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신설될 석유 파이프라인이 그루지야를 지나게 된다는 것은 분명 우연이아니다.
BBC는 이처럼 명분과 속셈을 다 챙기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위험요소가 있다면 이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퇴장의 전략'이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불안정한 지역에서 복잡한 군사작전을 추진하다보면 혼란을 악화시키고 반미 폭력사태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침공은 장기적으로 중동지역의 석유공급을 안정화시키기보다는 더욱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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