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나라 인도로의 여행

입력 2003-01-03 15:39:33

인도-세계 4대문명의 하나인 인더스 문명과 불교와 힌두교, 요가의 발상지이자 천축으로 불리면서 중국과 함께 아시아의 사상적 중심국가로 알려진 곳.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성자와 현인들이 살아 숨쉬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사이좋게 살아가는 불가해한 나라.

옛날부터 인도에 대한 서구의 관심은 남달랐다.

콜럼부스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도착했던 신대륙을 인도라는 착각 속에 살았고, 많은 학자들과 예술가들은 인도와 인도사상을 자신의 학문·예술적 모태로 삼았다.

반면 같은 동양권임에도 국내에서의 인도는 아직까지 미지의 곳으로 남아있다.

가난과 질병이 만연하고, 신분제도인 카스트가 나라의 발전을 막는 곳, 그리고 타지 마할과 구루(스승)가 있는 나라 등 단편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도 델리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옥순씨는 이러한 단편적인 인도를 묶어 형상화가 가능한 모습으로 만들어 냈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와 '여성적인 동양이 남성적인 서양을 만났을 때-19세기 인도의 재발견', 번역서 '인도근대사' 등에 이은 저작으로 제목은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인도라는 이름의 거울'(푸른역사 펴냄, 9천800원).

지은이는 제목속에 들어가 있는 '오리엔탈리즘'에 주목한다.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인 에드워드 사이드가 이론적으로 체계화시킨 이 '오리엔탈리즘'은 서양이 상상하고 날조해낸 동양의 이미지이고, 힘센 서양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기와의 관계속에서 동양을 정의하고 구성한 담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구에 비친 인도는 늘 신비한 나라로 묘사된 반면 정복자였던 영국이 보는 인도는 정복대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즉 영국인들은 인도와 인도인을 비천하고 사악한 곳으로 보고, 문명인인 영국인의 지배를 정당화 한다.

코넌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시리즈 중 '주홍색 연구'에서 인도는 질병이 만연하고 살기에 부적절한 곳이며, '네 사람의 서명'에 나오는 살인범의 공범은 추악한 기형 식인종으로 인도인 이다.

또 소설가 버넷은 '소공녀'와 '비밀의 화원'을 통해 인도를 콜레라가 만연한 곳으로 그리고 있으며 키플링의 시(동과 서의 발라드)나 포스터의 소설(인도로 가는 길)에서도 이러한 편견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지은이는 이러한 인도에 대한 획일적인 편견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바라본, 무엇보다 7년간 인도에서 생활하면서 보았던 인도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신비의 대상도 아니고 몰이해의 대상도 아닌 '인도' 그대로의 모습을 전하기를 바라면서.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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