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벤처 태성산업 산업용 포장재로 '성공 날개'

입력 2002-12-30 14:25:00

지식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여온 지역 벤처기업 태성산업(성주군 월항농공단지)이 최근 베트남 정부로부터 투자승인을 획득한데 이어 이노비즈(INNOBIZ) 업체로 선정, 제2의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합성수지 산업용 포장재 생산업체인 태성산업이 설립된 것은 지난 1988년. 대구에서 섬유업에 종사했던 민수택 회장(63)이 침체해가는 섬유 대신 경쟁력 있는 새로운 품목으로 산업용 포장재를 선택했던 것이다.

1995년 설립돼 운영하고 있는 연구개발실은 태성산업이 전통산업에서 지식경영의 첨단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이전엔 단순히 원단을 가공해 완성품 업체에 넘기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위해서 직접 산업용 포장재(bag)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 만큼 실무자들의 경험적 지식의 공유와 교류를 통한 새로운 지식 창출은 생존의 관건이었다.박사학위를 가진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장 실무자로 구성된 연구개발실의 성과는 예상외로 컸다. 1999년 '워터제트 직기의 위사용 평사 꼬임방지 장치' 및 '필름사 제조장치' 연구개발로 2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경상북도 산업평화상 수상 및 수출유망중소기업, 모범중소기업상(기술혁신부문), 기술신용보증기금 우수기술기업 등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태성산업의 개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999년 완성품을 생산하는 본사 이외에 원단생산 4개 부문, 제사 2개 부문 등 6개 부문의 '소사장제'를 시행함으로써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태성산업의 직원은 250여명에서 80여명으로 크게 줄었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소사장제를 시행함에 따라 생산성은 10% 이상 크게 올라갔다.

또 새로운 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 나무상자를 주로 사용했던 러시아 원양어선에 고기를 담을 수 있는 합성수지 포장재를 판매, 환경보호와 매출향상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연 250억원의 매출 중 수출이 40%를 차지하고, 수출지역도 노르웨이,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등 다양하다.

태성산업의 베트남 진출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다. 베트남 하노이 근교 빈폭성 지역의 2만5천여평 부지에 1천500만달러(약 187억원)를 투자, 2003년 4월 본격 가동될 베트남 현지공장은 3년내에 5천만달러(약 625억원) 수출과 1천만달러(약 125억원) 상당의 베트남 현지수요를 충당하게 될 전망이다.

민수택 태성산업 회장은 "전통산업도 신경영을 도입함으로써 얼마든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지난해부터 도입을 시작한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은 이미 영업부문에서 가동되고 있고 나머지 부문도 올해 중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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