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 새로 꽃피우자-(9)시민의식조사

입력 2002-12-14 14:02:00

대구는 과연 문화도시인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위상이 크게 추락한 대구의 시민들은 대구문화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문화가 브랜드인 21세 기에 있어서 대구가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인 매일리서치가 함께 대구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민 문화의식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4%가 대구를 문 화도시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분야에서 침체에 빠져있는 대구가 문 화도시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대구를 문화도시라고 생각하지 않는 응답자(335명)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34.3%로 가장 높았으며, '볼 만한 문화행사가 없 다'란 대답이 26.6%를 차지했다.

또한 대구시민으로서 문화시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2.6%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우리나라 제3의 도시라는 대구의 외형적인 위상 회복도 중요하지만 문화도시라는 내면적인 자긍심 고취를 위한 노력도 시급 한 과제임을 시사하고 있다.

전통있는 선비의 고장으로 교육과 문화의 도시였다는 허명에 가려 아직도 절반을 넘는 시민들이 스스로를 문화시민으로 자부하고 있지만, 막상 껍질을 벗겨보면 내 세울만한 문화시설이나 변변한 문화행사 하나 없었던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 다.

이와관련 부산국제영화제나 광주비엔날레와 같이 대구의 브랜드 네임으로 내세울 만한 국제행사로 오페라축제를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78.2%에 이르는 대다수 시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페라축제를 개최할 경우 성공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60%가 성공을 예 견하고 있어, 내년 5월 개관예정인 대구 오페라하우스와 관련 대구만의 고유 국제 행사 개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심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페라축제 개최에 대한 이같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입장은 71.6%의 응답자가 오 페라축제가 열리면 참여하겠다는 반응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18%는 반드시 가보겠 다고 대답해 축제가 열릴 경우 시민들의 호응도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페라축제 외에 대구에서 해 볼만한 행사로는 전체 응답자의 28%가 민속제 를 꼽아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그 다음은 연극제·문학제 순이었다. 연령 이 높을 수록 민속제를 선호했고 낮을 수록 연극제나 만화제에 관심이 높은 것으 로 나타났다.

영화를 제외하고 평소 좋아하는 문화행사를 묻는 질문에는 28.1%가 음악회를 꼽았 으며 그 다음은 연극공연과 뮤지컬공연을 선택했다. 또 남자는 연극을 여자는 음 악을 선호했으며, 오페라 공연에 대해서는 40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선호 도를 드러냈다.

시민들의 최근 1년간 실제 문화행사 참여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60%가 영화관람을 제외하고는 참여 경험이 없다고 말해 대구시민 10명 중 6명이 연극공연이나 음악 회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문화행사와는 무관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문화행사 참여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연간 참여 횟수 조사에서는 3~5회 정도 참여 가 48.2%로 가장 많았으며 1~2회 정도 참여가 36.3%로, 연령이 낮을수록 참여빈도 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와 대구시장이 대구를 문화도시로 만들고 가꾸는데 얼마나 노력하고 있다고 보는가를 설문해 본 결과 45.1%가 긍정적인 시각을 44.4%가 부정적인 시각을 드 러내 의견이 분분함을 반영했다.

도광의 대구문협 회장은 "대구시민들이 문화시민으로서의 자부심도 약해지고 대구 가 문화도시라는 자신감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구시와 대구시장은 보다 적극적으 로 대구문화 가꾸기에 관심과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 회장은 더 중요한 것은 대구시의 지원책만이 능사가 아니라 지역의 기업과 시 민 모두가 지역의 예술 지킴이라는 사명감을 고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예술인 이나 단체들도 현실안주에서 벗어나 작품을 위한 보다 투철한 프로의식을 발휘해 야 하며, 시민들도 무관심의 틀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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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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