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5년 지역경제 어떻게 됐나-유통업

입력 2002-11-21 14:31:00

대구경제의 한 축이었던 대구백화점, 화성산업(주) 동아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IMF 5년 동안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한때 법정관리를 받았던 대구백화점은 대구 상인동, 신매동, 서울 중계동 점포부지 등을 매각하고 인력을 대폭 감축, IMF 전 360%였던 부채비율을 현재 120%선으로 끌어내렸고 연말까지 100% 내로 줄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IMF 뒤끝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매출이 늘면서 매장을 고급화하고 상품을 차별화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98년 IMF 직전에 부채비율이 600% 선이었으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수익성 없는 점포철수 등 사업 조정으로 11월 20일 현재 부채비율이 230%선으로 감소됐다. 연말까지 200% 이하로 줄일 계획. 5년전 2천400명이던 직원이 현재 1천400명으로 줄었고, 생산성은 1.8배로 높아졌다.

IMF에서 한숨을 돌린 지역유통업계에 지난 99년부터 대형소매점, 패션몰 등 서민의 호주머니를 겨냥한 신업태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E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소매점만 10여개가 생겼고, 베네시움 엑슨밀라노 밀리오레 갤러리존 등 전문패션몰도 우후죽순처럼 생겨 났다.

최근에는 아울렛까지 가세하면서 지역 유통시장은 '과당경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적정 업체수보다 3배나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과당경쟁으로 대부분 대형소매점이나 패션몰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일부는 폐점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칠성시장 등 주요 재래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로 IMF 직후보다 더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은 고객발길이 뜸해지고 대형소매점의 시장잠식으로 존립위기를 맞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장사를 그만 두는게 낫다"는 푸념이 시장상인들의 입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IMF 5년은 빈부격차의 심화와 함께 소비행태를 양극화시켰다. 고가수입품을 파는 백화점명품관 매출이 1999년을 시작으로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며 백화점 전체매출의 주요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급화 전략으로 명품관을 늘리고 있는 모 백화점 관계자는 "IMF 이후 초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계층이 많아졌다"고 털어놓을 정도.

반면 서민들의 소비경기는 그야말로 악화일로다. 대형소매점이나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서민들은 "이러다가 제2 IMF가 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정도이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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