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낙동강 프로젝트 관련 자문회의 참석자들은 당위성 면에서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서는 입장 차를 보였다. 이때문에 조해녕 대구시장이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원론에는 찬성=낙동강 프로젝트는 "특히 겨울철 등에는 유수량이 모자라 오염 문제가 악화되는 만큼 소백산 너머의 남한강 물을 끌어 오고 유수량이 늘면 그 위에 운하 시스템을 도입해 배를 띄움으로써 물류 비용도 절감하자"는 것.
참석자들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유수량 늘리기가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제였으나 그 동안 낙동강 유역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한 적은 없었다. 동아대 김수생 교수는 "낙동강 유량이 늘면 수질이 개선되고 주운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며 "누군가 제기해야 할 문제를 대구시가 하고 나선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참석자들은 5개 시도 관계자들로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나아가 시도지사 협의체까지 만들어 추진 강도를 높여 나가자고 했다. 토목.환경.운송.물류.경제.법률 전문가가 망라된 자문단을 구성하자는 공감대도 이뤄졌다.
◇여전한 전제 조건=그러나 부산.경남 측은 대구시가 이 방식을 통해 공단을 추가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는 않았다. 부산시 정종순 환경보전과장은 "부산이 이 프로젝트에 찬성하는 것은 연안 개발(공단 건설)에 대한 언급이 없기때문"이라고 분명히 했다.
수질 개선 이외의 목적이 깔려 있으면 반대하겠다는 뜻. 경남도 이근선 수질개선과장도 "유수량을 늘려도 유역이 개발되면 오염총량 증가로 수질은 더 나빠지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제기했다. 부산개발연구원 송교욱 연구원은 "낙동강 물을 어떻게 2급수 이상으로 유지할 것인가가 먼저 강구돼야 한다"고 했다.
◇실현까지는 먼길=남한강 물 끌어오기에 대해 건설교통부 경인운하과 안시권 과장은 "2011년 이후에는 한강도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어 도수로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충주댐∼문경 사이에 죽령터널을 뚫어 도수로를 만드는데 1조2천500억원이나 든다는 것도 강조됐다.
중앙정부 관계자의 이같은 반대에 부딪히자 조해녕 대구시장은 "대구시로선 충주댐 물을 끌어오든 새로운 댐을 건설하든 낙동강 유수량을 늘릴 방안만 있으면 기존 입장을 고수할 생각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유일한 대안인 댐 건설에는 경북도가 난색을 보였다. 경북도청 김정호 치수방재과장은 "건교부에 의해 이미 발표된 7개 댐 건설 예정지 중 6개가 경북에 있다"며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입장=댐 건설보다는 도수로 건설이 비용도 덜드는 나은 선택임을 계속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관련 전문가 세미나 등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도 조성해 나가겠다는 것. 그러면서 5개 시도가 함께 낙동강프로젝트 실현을 요구하고 중앙정부가 국책사업으로 받아 들여 추진 과제로 채택만 해도 일단은 성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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