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일감갖기 교육현장

입력 2002-11-15 14:22:00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농촌 소득향상을 위해 우리 여성들이 섬세한 솜씨를 멋지게 발휘하겠어요".

13일 오전 영남대 국제관에서는 경북 여성 70여명이 자신들의 손맛과 손멋을 깃들여 정성스럽게 만든 전통음식과 수공예품 등 100여점을 전시, 서로 장단점을 지적하고 배우면서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날 모임은 경북농업기술원이 농촌 농산물을 활용하고 여성 특유의 손맛과 손멋을 곁들여 전통적 요리방법이나 가문에 전해지는 비법을 오늘에 되살려 새로운 농가소득원 개발을 위해 마련한 농촌여성 일감갖기 사업 관련 교육이었다.

이날 선보인 제품들 가운데는 이미 상품화에 성공, 전국적인 명성을 얻거나 택배나 전국 판매로 짭짤한 재미와 함께 새 농가소득원으로 자리잡은 상품들도 적잖아 참석한 농촌여성들의 소득원 개발 의욕을 북돋우었다.

고가임에도 불구, 도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주 명주를 이용한 스카프나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영주 선비촌 고춧가루, 자녀와 함께 대학에 다니며 공부해 만든 칠곡 숭오된장, 한때 주문이 밀려 '돈도 좋지만 잠 좀 잤으면 좋겠다'는 유머를 만들어냈다는 전통한과, 캔 대신 병에 넣은 영덕 복숭아 병조림, 청도 감물로 염색한 손지갑, 절인 배추에 붓기만 하면 되는 의성 김치간장….

참석자 대부분이 대표 직함을 가진 어엿한 농촌 여사장들. 청도 씨없는 곶감을 선보인 손지아(55.청도군 각남면)씨도 청록영농조합 대표 명함을 건네며 "여자들이 만든 것이어서 더욱 정성스럽고 맛있다"고 제품설명에 정성을 다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서 장류박사로 통하는 영남대 김종규 교수(한국전통 장류-된장.간장-의 과학과 제조기술)와 한국농업전문학교 이병영 교수(과채음료 가공품의 품질향상)의 강의와 함께 우수사례 발표기회를 갖고 부농의 꿈을 다졌다.

지난 98년부터 '선비촌 한과'로 승부를 건 김정자(48.영주시 가흥2동)씨는 "밤잠을 설쳐가며 노력한 결과, 독특한 맛을 인정받아 주문이 밀려들어 애를 먹기도 했다"면서 "서양 케이크 대신 선비촌 유과가 잔칫상을 빛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져 주위를 감동시켰다.

'매화 쌀엿'의 우편판매에 성공한 최송자(46.울진군 원남면)씨 역시 부녀회원 17명이 중심이 돼 마을창고를 개조, 엿제조에 들어가우여곡절 끝에 전국적 판매에 성공하면서 지역 특산품으로 정착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매화2리는 엿마을로 인식돼 연간 수백명이 구경하러 오기도 한다고 최씨는 덧붙였다.

이번 교육을 준비한 경북 농기원 정종기 생활기술과장은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이용하고 농촌여성들의 뛰어난 손맛과 손멋을 활용, 농산물의 부가가치 향상과 농촌소득원 개발을 위한 것이 농촌여성 일감갖기 사업으로 점점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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