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A총회.특별전 뭘 남겼나

입력 2002-11-09 00:00:00

8일 막을 내린 ASPA(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의회) 제6차 연차총회 및 벤처기업특별전은 대구.경북 벤처.첨단산업 관계자들에게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올해 대회의 한국개최가 결정됐을 때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국제행사를 제대로 치러 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ASPA회의 대구유치를 성사시킨 것부터가 도전의 시작이었다. 또 ASPA 총회를 기념해 대규모 벤처기업특별전을 기획했을 때 많은 관계자들은 "성공 가능성이 5%도 되지 않는 일을 하려고 한다"며 말렸다. 당시 매끄럽지 못했던 첨단산업 관련 산.학.관의 협력 분위기나 지역벤처 전시회 경험으로 미뤄볼 때 이런 우려는 솔직한 현실의 반영이었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성황리에 ASPA총회와 전시회를 마무리했고, 신임 ASPA회장으로 이종현 경북대 교수(전 대구테크노파크 사업단장)가 선출된데다 ASPA본부 사무국의 유력한 후보지로 대구가 부상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까지 거뒀다. 과학.기술과 문화가 경쟁력인 21세기에 대구가 아시아 과학기술 인적네트워크의 중심지가 될 기회를 잡았다는 것은 대단한 쾌거임이 분명하다.

이 모두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예전처럼 한 기관이나 단체가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다 하려 했다면 결코 성사시킬 수 없는 행사였지만 유관기관들이 각자 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협력해 추진함으로써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 그동안 구호로만 그쳤던 대구.경북의 상호협력이 이처럼 구체적이고 훌륭하게 이루어진 사례를 찾기 어렵다.

벤처특별전 참여 기업의 발상전환도 뜻밖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구봉정보기술의 경우 '지역 전시회가 뭐 별 볼 일 있겠느냐'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영어에 능통한 직원을 동원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갖춰 신제품 '하나로캠(컴퓨터 마이크, 카메라, 스피커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을 홍보한 결과, 해외 바이어들에게 샘플만 100여개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본 교토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유니버셜 컴퓨터 네트웍스 및 이탈리아 바이어와는 조만간 수출계약이 이루어질 정도로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서영길 (주)이지닉스 이사는 "조금 미흡하기는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지방에서도 기획만 잘 하면 서울 못지않은 벤처전시회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많은 지역의 벤처기업인들도 "ASPA본부 사무국 대구유치가 성공해서 ASPA 사무국이 지역기업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과 협력의 구심점이 된다면 지역경제에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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