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프리즘-SW를 대구 전략산업으로

입력 2002-11-05 14:23:00

(재)대구디지털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 주 정보통신부에 의해 지역소프트타운으로 선정, 25억원을 지원받게 되자 대구시가 매칭펀드 25억원을 최우선적으로 배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당연하면서도 한편으로 신선하다.

예전의 경우 IT SW(소프트웨어) 분야는 시의 예산부족으로 각종 정부지원금을 따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부지원이 지자체와의 매칭펀드 형식으로 제공되는 탓에 지자체에서 대응예산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를 반납해야 하는 탓이다.

게임, 애니메이션 등 SW분야는 '인재'와 비교적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투자는 매우 적지만, 성공했을 경우 부가가치가 막대한 전형적인 지식산업이다.

지난 달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eKOREA SW 프로젝트 최종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11조3천억원을 투입해 12만여명의 고급인력을 양성, SW분야를 국가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솔직히 그동안 대구시가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지 않고 안해도 될만한 도로포장을 조금 미뤄 예산을 아끼고 지식경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면 대구를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SW산업단지로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MS, 오라클, 블리자드 등 세계적 SW기업들이 서울과 같은 거대도시가 아닌 대구처럼 중견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한 것을 보다라도 대구의 경쟁력이 서울에 뒤처질 이유가 없다.

더욱이 어차피 세계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면 기업이 서울에 있든 지방에 있든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이 전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시켜 주기 때문이다문제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인식을 바꾸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 지역 SW벤처 기업인들에 따르면 경북대와 포항공대 등 지역에서 양성된 인력의 수준은 국내 정상급이라고 말한다. 다만 이들이 지역에서 일한만한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국내 SW분야에서 지역출신 인사들이 이미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도 일한만한 여건만 주어진다면 고향에서 꿈을 펼치기를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시와 지역 대학 및 유관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는다면 엄청난 투자없이도 대구경제를 크게 변모시킬 수 있는 묘안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전경련이 차기정부에 제안한 'eKOREA 프로젝트'가 또다시 서울과 수도권을 위한 잔치가 되지 않도록 지역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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