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 '공급차단' 갈등

입력 2002-10-31 14:58:00

사용자가 대구 시민의 8%나 될 정도로 급증하면서 '지역난방'이 도시가스처럼 시민들의 필수적인 생활수단으로 부상했지만 사용자들이 가을철마다 '공동난방비'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

공동난방비는 아파트 단지 입구의 공동 밸브를 통과한 후 각 가정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손실을 아파트 입주민들이 나눠 부담하는 것. 그리 춥지 않은 가을철엔 낮시간에라도 아파트단지 전체의 배관을 잠가 이 부담을 줄이자며 아파트단지 대부분이 단지 전체의 공급밸브를 잠그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들도 이런 조치가 배관 손실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주부 노원주(32.달서구 신당동)씨는 지난 5일 출산하고 산후조리에 들어갔으나 낮 시간대에 난방 공급이 안돼 아기와 산모가 함께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공동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온이 26℃ 이상 될 때는 지역난방 밸브를 닫았기 때문이라는 것. 노씨는 "관리사무소가 난방 사용권을 막는 것은 옳잖다"고 비판했다.

반면 맞벌이 하는 정윤희(31.여.달서구 이곡동)씨는 "많게는 수천원까지 매달 부과되는 공동난방비가 부담스러워 가능하면 단지 전체적의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공동난방비 부담을 줄이라고 관리사무소에 여러차례 요구했다"고 말했다. 특별히 난방이 필요한 사람은 개별적으로 대책을 강구하면 된다는 것.

성서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이렇게 엇갈리는 의견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한다"고 했다. 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 김만수 과장은 "24시간 가동이 지역난방의 원리인데다 자주 차단하면 기계에 고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지역난방은 1997년 대구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해 5년만인 현재는 전체 81만여 가구 중 8% 가까운 서구.달서구 80개 아파트단지 6만4천여 가구가 이를 이용함으로써 도시가스 같이 시민 생활에 필수적인 생활수단이 됐다.

또 내년엔 본리지구 600가구 및 삼익뉴타운 1천700가구 등 2천300여 가구, 2004년엔 롯데캐슬.영남네오빌 및 서재지구 900여가구 등 4천여 가구, 2005년엔 장기동 주공 1천여 가구가 추가로 공급 대상이 될 예정. 65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지역난방공사 대구 생산공장은 2만1천여평 부지에 건설돼 벙커C유로 증기를 생산하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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