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우먼-진희경 강남소아과 원장

입력 2002-10-28 14:09:00

강남 소아과(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의사 전희경씨. 그는 자신의 말대로 골목마다 넘쳐나는 동네 의원 의사이며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다. 명문대학(이화여대)을 졸업한 전문직 종사자인 그는 자녀를 어떻게 키울까. 의사라니 큰 돈 들여 학습 과외에다 취미과외까지 극성스러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가 자녀를 키우는 큰 기준은 '잘 키우되 상식적으로 키우자'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누구나 '목마른 사람'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좋다는 과외는 모조리 시키고 싶어진다. 인터넷.텔레비전.신문 잡지 등이 연일 '목마르고 귀여린' 보통 엄마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뇌된 엄마들은 의사의 청진기를 무시하고 학교 선생님의 의견을 무시할 만큼 고집불통이 되기도 한다. 아이가 둘이니 전희경씨도 목마른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이에게 특별한 과외를 시키지 않는다.

"아이가 쉽게 지치는 편이에요. 아이의 특성을 고려해서 '천천히… 천천히' 하자고 되뇌는 편이죠". 그는 부모의 역할은 쏟아지는 정보를 좇아 아이를 내모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남다른 부분을 북돋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렵겠지만 제 자식의 객관적 능력을 파악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것이다.

직장을 가진 엄마들은 아이들 교육에 집착하기 일쑤다. 몸은 직장에 매여있고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니 마음이 급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학원으로 학원으로' 내몬다. 엄마이자 의사인 전희경씨가 바쁘고 초조한 마음을 달래는 방법은 틈틈이 책읽기와 인터넷 서핑. 아이를 학원으로 내몰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 끝에 찾아낸 묘안이다.

인터넷엔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386세대 열혈 엄마들이 연일 고급 정보를 쏟아낸다. 책은 고금의 현자들의 지혜를 고스란히 신세대 엄마에게 전해준다. 이런 정보와 지혜로 무장하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지 않고도 제대로 키울 수 있다고 전희경씨는 말한다. 아이를 학원으로 무작정 내몰 것이 아니라 엄마가 틈틈이 공부를 하자는 말이다. 그가 세운 또 하나의 원칙은 '기본에 충실하자'

"많은 엄마들은 환절기 감기를 주사와 약으로 해결하려 들어요. 정작 중요한 것은 손발을 자주 씻고 이를 자주 닦는 것이에요". 위생관리라는 기본을 무시하고 늘 주사라는 극적인 처방을 쓰려고 한다는 것이다. 전희경씨는 육아의 출발은 상식과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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