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컬링 초중고 '금행진'

입력 2002-10-28 00:00:00

최근 열린 제3회 회장배 전국컬링대회에서 대구여자경영정보고, 달성중, 계성초교가 나란히 우승을 차지했다. 달성중은 남중부 우승, 여중부 준우승을 차지했고 계성초교는 남녀팀이 나란히 초등부 정상에 올랐다. 경북 팀들도 마찬가지. 경주 아화중이 여중부 우승, 군위여고는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경북의 남자 일반팀과 고등부 의성고는 팀 자체가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팀이다. 이 팀들은 해외 전지훈련에 이은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회장배 대회에 불참했다.

대구. 경북의 컬링은 지난 94년 국내에 컬링이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전국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컬링이 강한 이유는 국내에 컬링을 주도적으로 도입한 데다 동호인 인구도 제일 많기 때문.

컬링은 다른 종목이 직업적 선수를 길러내는 '학원 스포츠'인데 반해 클럽 형태의 동호인 스포츠라는 성격이 짙다. 대구·경북의 컬링 선수들은 대부분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해 학업 성적이 우수하며 매주 1차례 훈련을 즐기듯이 한다. 컬링전용경기장이 없어 대구실내빙상장을 빌려 연습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선수들은 훈련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컬링 자체를 즐긴다.

브러시로 빙판을 쓸어 '스톤(stone)'을 '하우스(house)'에 보내는 컬링은 한 팀 4명의 선수가 지략을 짜 상대 팀의 스톤을 쳐 내기도 하는 경기. '빙판 위의 체스'라 할 정도로 경기방식을 알면 흥미롭기 그지 없다. 지난 8월 대구빙상장 인근 공사장의 인부들이 휴식차 컬링 경기를 보러왔다 경기방식을 알게 된 뒤 재미에 빠져 공사 감독의 호통을 듣고서야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던 일도 있다.

대구와 경북컬링협회는 컬링전용경기장을 건설하고자 하는 숙원을 갖고 있다. 대중적 스포츠가 아니다보니 행정기관과 독지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 시도중이다. 또 달서구에 편중돼 있는 교기 지정 학교를 수성구 등의 지역에도 만들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대구컬링협회 구은회 전무는 "이같은 과제가 해결된다면 컬링은 더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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