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은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돈을 빌리는 회사에 불과한데…'도전! 골든 벨'과 같이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기업의 협찬을 받다니…캐피탈에서 나온 사람이 대통령인 나라는 없습니다…". 지난 월요일 오전 9시가 넘은 시각. MBC-FM '이종환의 음악살롱'의 PD이자 진행자인 이종환씨의 멘트는 충격 이상이었다.
우선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방송인의 기본윤리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특정기업에 대한 비난이 지나치게 작위적인 까닭이다.건전한 프로가 악덕(?)기업의 협찬에 기댄다며 나무라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었다. 또 있다. 이 기업과 가족관계인 모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은 특정후보를 위한 네거티브 선거전략으로 느껴졌다.
사실이지 DJ 이종환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에도 같은 방송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발언과 관련되어 중도하차 했었다.8.8 재보선을 며칠 앞두고는 '국회의원 뽑을 필요가 없다'는 말로 크게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같은 방송사의 라디오 진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가 섣불리 판단하고 단죄하지만 '지사(志士)적 발언'으로 포장되는 까닭이다.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장식되는 탓이다. 아니다. 무엇보다 라디오프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음악이고, 방송사가 그의 능력에 전적으로 매달리기 때문이겠다.
지금의 라디오는 '뉴스의 속보성'과 '리턴 투 DJ'로 텔레비전과 경쟁해야 한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만의 사정이 아니다. TV의 힘이 클수록, 오락적 기능을 강조할수록, 라디오는 'DJ시대'로 돌아가 최대한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그래서다.
DJ에 대한 방송사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출연료도 엄청나다. 1일 2시간에 회당 4만~5만원인 진행자도 있지만 강석과 같은 이는 40만원이 넘는다.
대중은 방송의 수용자이자 대상물. 매스컴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지만 메시지를 수용하는 데 그친다.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주어진 자극에 따라 즉각적 영향을 받는 것이 대중이다. 결과 이종환씨가 함부로 내뱉는 말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그의 아마추어적인 논평(?)이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DJ는 DJ다워야 하는 데…이종환씨는 제왕적 DJ를 흉내내고 있는 것인가.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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