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 2080-(14)수면중 이갈이

입력 2002-10-22 14:25:00

잠 잘 때 이를 가는 사람이 있다. 자신은 모르지만 옆 사람에겐 이만저만 괴로운 일이 아니다. 이갈이는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갈거나 악무는 행동을 포괄하며, 이때는 맥박.호흡수.혈압 등에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숙면치 못하게 된다.

이갈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윗니와 아랫니가 잘못 물릴 때 생기는 교합장애, 조기 접촉, 스트레스, 음주, 영구치 교환, 정서적 긴장 등에 영향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가락 빨기나 손톱 물기 같은 습관이 있거나 간질.뇌막염.위장장애 등이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이갈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나타나며 남자에게 더 흔하다. 전체 인구의 약 15% 정도가 이갈이 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이갈이는 특별히 병적 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 3~12세 정도의 어린이들이 이를 가는 경우가 많지만 영구치가 나오면서 점차 줄어든다. 만약 성인이 된 뒤에도 지속되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갈이가 치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증상이 심하면 치아의 마모가 심해져 치수(치강 속을 채우고 있는 연한 조직)가 노출되기도 하고 치주질환이나 치아 지각 과민을 부를 수도 있다.이갈이는 중추신경계의 지배를 받지 않고 무의식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씹을 때보다 평균 2배 이상의 힘이 작용한다.

이때문에 교합면의 접촉 시간이 매우 길어지므로 치아가 심하게 마모되는 것. 그 결과 치아는 치주 자극에 예민해지고 치아수복물의 마모, 파절 탈락, 동요 같은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 갈 때 작용하는 강한 힘은 턱근육에 과부하를 주면서 긴장을 유발시켜 턱관절 질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심하면 턱의 근육.관절이 뻐근하거나 두통 및 치아 불편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치료에는 교합장치 이용, 심리요법, 약물치료, 행동요법 등이 쓰인다. 교합장치는 대개 위턱에 장착하며 치아의 마모를 막아주고 턱관절을 보호해 주는장점을 갖고 있다. 만약 치수조직이 노출될 정도로 심하게 이가 닳았다면 신경치료를 한 후에 금관을 씌워 이가 더 이상 마모되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심한 정신적 장애는 없지만 다소의 신경과민이나 불안으로 인한 경우는 신경안정제나 근이완제 같은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다. 심할 경우에는 정신과와 협력해 치료하기도 한다.어린이는 특별한 정신적인 문제가 없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기 어려워 동반되는 증상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6세 이하의 어린이는 영구치가 나기 전이므로 씹는 근육의 통증같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치료를 하지 않는다. 영구치가 나온 뒤에도 이갈이를 계속한다면 마모를 막기 위해 교합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도 주로 밤에만 장착토록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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