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상권 '춘추전국'

입력 2002-10-18 12:19:00

상권경쟁 무풍지대였던 달서상권이 잇따른 신규업체의 진출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달서상권은 지난 99년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에 개점한 E마트 성서점과 지난 9월 성서공단에 개점한 모다아울렛이 성서지역을 중심으로 이지역 상권을 지배해왔으나 다음주부터 후발업체의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됐다.

월마트 성서점이 24일 죽전네거리 인근 우방드림시티에 문을 열고 12월 5일 홈플러스 성서점이 성서 I.C 입구에 문을 연다.또 12월 중순 구 황제예식장 자리에 대형소매점 탑마트, 구 대구도축장 자리에 아울렛 퀸스로드가 들어서는 등 달서지역이 새로운 상권 격전지로 떠올랐다.

특히 죽전네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1km내에 국내·외국계 대형소매점이 밀집하면서 업체간 출혈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아무튼 달서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유통업체들의 끊임없는 가격경쟁을 즐기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낮출 수 있는 기회가 왔다.

◇「10년승부」를 건다(월마트)

월마트는 홈플러스 성서점이 인근에 들어서는데도 우방드림시티에 터를 잡았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재홍 마케팅 팀장은 『요지에 들어가면 물론 영업이 쉽다. 그러나 땅값이나 인테리어 등 제품의 질과 관계없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 고객에게 혜택을 준다는 월마트의 영업철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자들이 월마트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월마트의 가장 큰 부담은 홈플러스 성서점과 상권이 중복된다는데 있다. 얼마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월마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상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특히 전세계 4천500여개 점포에 공동으로 진열하는 「글로벌상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장난감과 세제·샴푸 등의 미용·생활용품, 자사 의류브랜드인 「Simply Basic」 등 가격이 싸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방드림시티내 지하 2,3층에 자리잡은 월마트는 지하 3층에 식품류에서부터 가전, 생활용품, 자동차용품 등 3만5천여종의 상품매장을꾸렸고 지하 2층은 문화센터, 약국, 수유실, 어린이 놀이터 등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주차시설은 798대 규모.

최재현 월마트 성서점 지점장은 『점포와 맞닿은 우방드림시티나 장기지구의 아파트단지, 본리·감삼동 일대 10여만명의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은 없다(홈플러스)

대형소매점 업계는 홈플러스 성서점을 태풍의 핵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인데다 기존 점포보다 한 차원 높은쇼핑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

성서점은 점포옥상 및 야외에 7천300여평의 녹지공원이 조성되는 자연친화적 점포를 지향하고 있다. 야외공원에는 산책로는 물론 분수대, 자전거 보도, 휴게시설 등이 들어서 쇼핑문화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상품매장도 지하 1층과 지상1층 2개층에 5천평이 넘는 대규모인데다 문화센터, 대형서점, 병원, 골프숍, 야외풍광을 살린 대형식당을별도로 배치하는 등 백화점 못지 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또 의류매장의 경우 쇼핑몰 개념을 도입, 간편복 위주의 상품배치를 탈피할 계획이다.주차규모는 1천300여대.

성서점은 규모에 걸맞게 상권도 광역상권을 지향하고 있다. 택시로 5분미만 거리인 달서구 용산동, 신당동, 감삼동, 이곡동, 본리동일대 1차상권 25만명, 월배지역과 구마고속도로로 30분내 접근 가능한 고령, 성주, 현풍 등 60만 상권을 겨냥하고 있다. 이유권 점장은 『홈플러스 성서점이 쾌적함이나 시설면에서 대형소매점의 쇼핑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돼 대구의 쇼핑명소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탑마트)

탑마트는 부산에서 출발한 서원유통이 대구지역 교두보로 구 황제예식장 자리에 출점한 소매점. 서원유통은 부산을 중심으로 경남.북 일원에 38개의 직영점포를 갖고 지방업체로는 매출 선두(7천억원)를 달리는 탄탄한 업체다.

탑마트의 매장 규모는 대형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에 3천평의 대형 매장을 꾸렸고 20년간 유지해온식품부문의 가격 경쟁력과 직영하는 식당가를 앞세워 연 매출 1천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탑마트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소비자층을 파고 들 계획이다. 원화여고 네거리에서 반고개에 이르는 달서구 두류동, 서구 내당동 일대 10여만명을 겨냥한다. 김병찬 서원유통 이사는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이 쉽지 않겠지만 편안한 쇼핑분위기를 만들고 지역밀착 운영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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