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 퇴치 우리가 앞장선다".과실을 쪼아먹는 새들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여중생들이 4년째 새를 쫓기 위한 각종 기구를 직접 제작,농가에 보급해주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주시 동산여중에서는 지난 99년부터 4년째 영주사과 지키기 자원봉사도우미들이 조류퇴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앳된 이 학교 여중생 40여명은 토요일 수시로 모여 고사리 같은 손으로 옷걸이와 CD,종이컵 등을 이용해 조류퇴치 기구를 만든다.
이들 여중생들은 매년 과일 수확철이면 농민들이 애써 지어 놓은 과실을 새들이 쪼아먹는 바람에 많은 피해를 입어 '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 농민들을 돕기 위해 이같은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이들 여중생들은 재활용 기구를 활용해 조류퇴치 기구를 만든다. 방충성 나프탈렌 방향 주머니 달기와 헌 CD를 활용한 반사거울 달기 등 2가지 방법.
이같은 기구 개발과 기술지도는 농산물품질관리원 박승민(44)씨가 담당한다. 박씨의 지도에 따라 헌 CD판 두장을 포개어 반사면이 양쪽을 향하게 구멍을 뚫은 뒤 낚싯줄 등의 끈으로 늘어지게 묶는다. 이를 일회용 철사 옷걸이 양쪽에 묶어 사과나무보다 높은 곳 또는 과수원 울타리에 설치한다. 반사되는 빛을 활용해 새를 쫓는 것.
또다른 방법은 망사에 나프탈렌 3, 4개를 넣고 종이컵 안쪽에 부착시킨 뒤 과수나무 가지에 설치해 새가 싫어하는 냄새를 이용해 새를 쫓는다.
이렇게 만든 조류 퇴치기구는 연간 헌 CD를 활용한 반사거울 1천여개, 나프탈렌 냄새주머니 약 5천여개로 30여농가에 전달하거나 직접 달아주기도 한다. 매년 약 20여ha의 과수원이 이같은 혜택을 보고 있다.
박승민씨는 "재활용 기구를 활용해 새를 쫓아 농가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확생들에게는 환경보호와 농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일석다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2년째 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능히(16·3년)양은 "주변에 버려진 CD 등 재활용 용품을 활용해 조류퇴치 기구를 직접 만들어 농민들에게 전달하거나 달아주고 난 후 많은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큰 보람을 느낀다. 또한 농촌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뜬바우골 사과작목반 박정욱(44·영주시 부석면 북지리)씨는 "일손이 부족해 이같은 기구를 제작할 시간도 없는데 동산여중생들이 4년째 조류퇴치 기구를 제작해 전달해주거나 설치해줘 새를 쫓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농민들은 해마다 과수 수확을 하면 이들에게 수확한 사과를 전달하는 등 보은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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