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지역 건설업체 지금은...(하)

입력 2002-10-10 15:30:00

IMF는 지역건설업체에 혹독한 시련을 안겼다. 건설업계의 소위 '빅 3'로 불리던 우방, 청구, 보성 뿐만 아니라 군소 건설업계의 고통은 더욱 컸다. 98년 기준 시공능력 평가에서 10위권에 들었던 기업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 환란을 겪지 않은 기업은 영남건설이 유일하다.

▨동서개발=지난해 6월 법정관리 인가를 받은 후 손조롭게 정상화 궤도를 밟고 있다. 동서개발은 다른 법정관리 회사와는달리 재무제표 상 자산이 부채보다 많으면서도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법정관리 상태로 들어선 경우다.

올 4월에는 법정관리 기업 중 처음으로 동·서변지구내 동서리치모아 430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 신규 사업에 착수했다. 최채욱 관리인은 "2003년 12월 입주가 마무리되면 최소 40억원 이상의 이익이 예상된다"며 "오는 2011년말로 예정된 법정관리 기간을 3년 정도 앞당길 수 있도록 법정관리의 모델케이스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정류장 부지(3천69평)와 동서자동차학원(2천700평)의 처리 향방이 자구계획의 핵심이다. 이들 부지는 각각 주상복합건물신축과 부지 매각 중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처리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 부채율을 낮추기 위해 황금동 모델하우스 부지, 본사 사옥 등의 매각과 노곡동 2천여평의 부지를 주민과 협의 확대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대백프라자 앞 85~95평 18가구 규모의 이천빌라를금년말 내지 내년 상반기까지 정리해서 자금을 확보할 계획. 이외에 공사가 중단됐던 의정부 송산지구, 수원 권선지구, 부산 해운대 등 7개 공사장의공사를 최근 깔끔히 마무리했다.

▨대백종합건설=법정관리 기업치고는 유동비율이 2000%를 넘어설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공사를 중단했던 칠곡지역 아파트를 최근 완공했고 부산에 있던 유휴토지도 매각, 유동성을 많이 확보했다. 동서변지구 내 리벤빌 분양 시기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이외에 수성구 지역에 500~6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법정관리기업처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구주주 전액 감자 처분을 한 것이 아니어서 최근 한 코스닥 등록 기업이 주식의 8할 정도를 인수, 사실상 경영권을 가져갔다. 새로운 경영자가 나서 신규자금을 내 빚을 갚으면 빠른 시간 내 법정관리 탈피가 예상된다.

▨기타=갑을개발은 지난 98년 건설 시공능력 대구지역 10위에 올랐던 부동산 개발업체로 현재 건설업은 사실상 폐업상태다. 홀마트 등 부동산은 많은 편이다. 장윤기 수석부장 판사는 "건설업을 하지 않고 있어 파산을 고려하고 있으나 파산이 능사가 아니라 고민"이라며 "매각 할 것은매각하는 등 경량화시켜 청산할 방침"을 밝혔다.

이외 보성은 한때 우방 청구와 함께 대구 건설업계의 '빅 3'에 꼽혔으나 98년 1월 부도에 이은 화의신청, 2001년 10월 법정관리 기각을 통해 파산했다. 97년 12월 IMF 직후 부도에 이어 법정관리상태가 된 창신주택은 파산정리 중이고 한때 대구지역 1군업체로 발돋움했다 98년 7월 부도를 낸 삼주건설은 현재 실적이 거의 없어 건설업을 포기 정리해야 할 단계다.

M&A를 노리는 기업이 있으나 삼주가 브랜드 네임이 있는 회사도 아니고 결국소유 부동산을 싸게 사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어 대구지방법원 파산부가 M&A를 받아 들일 수 있을 지 고민중이다. 에덴주택도 사실상 건설업실적이 없어 정리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임대아파트가 많이 있어 분양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진도는 더딘 편이다. 지난 97년 공사가 중단된 수성구 황금동 2천900여㎡의 부지에 에덴스프라임 부지와 건물을 매각하는 계약을 코아21과 체결했다.

우방의 이순목 전회장은 스스로 '죄인'임을 내세우며 칩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위기 속에서 최고 경영자로 끝까지 기업을 살리기 위해최선을 다했다'는 동정론과 '경영권에 지나치게 집착해 직원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쳤다'는 비난론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 97년 징역 5년이 확정된 청구그룹장수홍 전회장은 지난해 의정부교도소로 이감돼 수감생활 중이며 내년 6월 출소예정이다. 김상구 보성 전회장은 한때 뇌졸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은 후현재 서울에서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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