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대선후보 대구공약 없다

입력 2002-10-05 14:48:00

생명의 얼개를 공부하는 생태학은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삼라만상 모두는 생태학적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존재의 가치는 가장 원초적인 것이고 본질적인 것이라야 한다.

그렇다면 '대구'라는 생명체의 존재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그 이유야 어떻든 중앙정치로부터 작금의 대구 존재가치는 너무나 평가절하되고 소외당하고 있는 듯 하다.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대구에 대해서는 대통령 공약하나 없다. 적막강산의 수준을 넘어 패배감마저 감돈다.

위천국가공단 조성이란 공약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고, 지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 어느 누구도 그 이슈에 관심조차 없다. 낙동강프로젝트 또한 턱도 아닌 것으로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왜 이 모양일까? 자고로 공약이란 합리적이어야 하며, 논리적이어야 하며, 정치논리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함으로써 실현 가능성을 얻는다는 평범한 상식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바보스럽게도 우리는 그것을 깨닫기에 5년이란 세월을 허비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형국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위천국가공단 대신 '위천밸리'를 제안해 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한다. 대전의 유성 과학단지는 20세기까지의 대한민국 발전에 밑거름이 된 당찬 기획이 아니었던가?

21세기 대한민국 번영은 소위 BT, IT, ET 등 청정과학 관련 기술과 정보의 집대성에 의존할 것이며, 이미 그 시대에 진입해 있다. '21세기 청정과학기술도시-위천밸리!' 그런 당찬 기획을 실현하기에 최적의 입지환경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위천지역이며, 경남 창녕, 경북 고령, 대구 달성에 걸쳐진 광역적 범위로 아우러진다.

위천밸리는 위천공단 문제로 상처받는 지역민의 화합 계기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위천밸리는 영남의 젖줄이라는 낙동강과 '하늘에는 천지, 땅에는 우포'라고 불리는 한반도의 천연자연사박물관인 우포늪을 포괄할 수 있음으로써 가장 풍요로운 자연환경 조건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위천밸리 건설의 주도적 역할은 대구광역시청이 감당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밑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대구광역시 서부권역에 고속전철역인 가칭 '서대구역'을 개발하고, 지하철, 전철, 도로 등의 연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런 서대구역은 대구시민 뿐만 아니라, 위천밸리, 김천·상주지역, 안동·예천지역의 지역민을 포함해 약 400여만 명에게 첨단교통의 혜택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위천밸리는 통일 이후를 대비하는 국토적 균형 개발 구상이면서 국가 도약의 발판이 되고, 대구광역시의 균형 갖춘 권역별 개발이면서 대구 재도약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꿈만 같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던가.

고속전철이 개통되면 누가 대구에 내릴까?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는 도시,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 프런티어 대구를 만들기 위해 진정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고속전철 시대에 대전은 지금보다 더욱 완벽하게 서울영향권에 흡수되고 말 것이다. 자칫 이대로 가면 대구는 부산영향권에 흡수되든지, 아니면 어정쩡한 대구가 되고 말 것이다. 지금처럼 이벤트성 행사나 자꾸 해대고, 손님 치다꺼리에 부족한 재원 끌어다 쓰느라 짜증 부릴 일은 아니지 않은가?

입을 열기만 하면 둔탁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외지 사람들은 우리를 '대구스럽다'고까지 한다. 대구스런 보수성이 우리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이슈 내걸기에 주저해서는 아니된다. 대구스런 뚝심으로 '청정과학기술도시-위천밸리'를 대구와 대~한민국을 위한 대통령 공약으로 요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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