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일 브랜드 또다른 상술

입력 2002-10-01 14:51:00

"우리 사전에 세일은 없다".

백화점가가 가을 정기세일에 맞춰 한 푼이라도 실속구입을 하려는 소비자들로 북적대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세일에 참여한데다 최고 50%까지 할인혜택을 주고 있기때문에 소비자들로서는 평소 구입하기 부담스러웠던 상품을 다소 싼 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정기세일과 브랜드세일 등 큼직한 판촉행사에도 꿈쩍 않는 '노세일 브랜드'들이 있다.해외 유명브랜드인 루이뷔통, 까르띠에를 비롯해 샤넬 크리스찬디올 등 화장품 전문브랜드, 잭니클라우스 닥스골프 엘로드 등의 골프의류, 인터메조 빈폴 CP컴퍼니 등 캐릭터캐주얼 의류가 대표적인 노세일 브랜드들이다. 모크, 미키하우스 등의 아동복 브랜드도 세일을 않기로 유명하다.

남성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인 인터메조는 동아·대구백화점에 입점한 후 한 번도 세일을 실시하지 않았다. 인터메조는 재고상품 처리때도 이월상품전, 특별가 판매 등을 하지 않고 아예 행사상품 브랜드를 별도로 개발, 브랜드딱지를 바꿔 달고 판매한다.

이들 브랜드들은 대부분 세일보다는 소량·다품종 생산으로 상품의 질과 희소가치를 높여 브랜드 이용 마니아들의 '자부심'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둔다.

백화점측에서도 노세일 브랜드의 영업방식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백화점에 약자의 입장이지만 이들 브랜드는 해당 상품군 중에서 비교적 큰 대표브랜드일 뿐아니라 매출비중이 크기 때문에 백화점의 '말발'이 잘 먹히지 않는다.

대신 백화점은 유명브랜드를 싸게 구입하려는 고객을 위해 자사카드 회원에게 5~20% 정도 할인혜택을 주고 마진감소분은 백화점이 떠 안는다.

노세일 브랜드들은 자사 상품만을 고집하는 단골고객들이 세일 브랜드나 경쟁회사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일 기간에도 여유만만이다.

이와 함께 최근 '반응생산'시스템을 도입, 샘플 제작형태로 한 가지 상품만을 소량생산한 후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아가면서 재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재고가 거의 없는 것도 세일의 필요성을 못느끼는 요인이다.

대신 단골고객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판촉기법을 동원한다. 마일리지제도를 도입, 구입금액에 따라 할인혜택을 주거나 고정고객을 매장으로 초청, 다과회를 겸한 신상품 설명회를 열어 고객에게 '선택된 손님'임을 부각시킨다. 또 골프 브랜드의 경우 고객 골프대회를 열거나 유명 휴양지에 고객의 가족을 초청하는 브랜드도 있다.

아동복 모크처럼 상품재고가 생길 경우 일년에 한 두차례 초대장을 발송, 이를 지참한 고객을 대상으로 특판을 하거나 화장품 브랜드는 상품세일보다는 사은품 증정이나 메이크업쇼 등의 마케팅을 활용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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