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중소재래시장들이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부족한 주차시설과 소비성향의 고급화로 잇따라 들어서는 백화점과 대형소매점에 손님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문을 닫는 재래시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27일 오후 중구 남산동 남문시장. '점포임대'를 붙인 가게를 시장 곳곳에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시장내 점포 300여개중 60여개가 비어 있으며, 이 중 20개 점포는 4~5년전부터 비어 있는 상태이다.
가게세도 크게 떨어져 한칸짜리 점포 월세가 3~4년전 100만원에서 현재 20만원으로 급락했지만 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상인들의 얘기다.
38년동안 장사를 했다는 심상우(73)씨는 "5년전에는 하루 30만원을 벌었지만 지금은 3만원에 불과하다"며 "서문.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시내 3대 시장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상인들 사이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남구 봉덕동 봉덕시장도 활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장내 식당과 채소전만 손님이 보였을뿐 옷가게, 가방가게 등은 썰렁했다. 200여개 점포 가운데 50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얘기다.
이처럼 중소 재래시장이 쇠락해 가는 것은 백화점과 대형소매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급증과 주차공간 부족 때문이다. 서문.칠성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래시장들이 주차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거나 불편해 손님들이 대형소매점으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다.
남문시장 경우 시장안에 100면의 주차공간이 있지만 차량이 들어갈 통로가 부족해 '무용지물'이 됐으며, 봉덕시장은 주차장이 아예 없다.
유근택(64) 봉덕시장 상인연합회장은 "고객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시장내 환경을 깨끗이 하고 있지만 손님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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