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맨 워킹' 헬렌수녀 11월초 방한

입력 2002-09-25 14:18:00

사형제도의 윤리적 논란을 그린 영화 '데드맨 워킹'의 실제 모델이자, 전 세계적인 사형폐지운동을 펼치고 있는 '헬렌 프리진'(Helen Prejean.64)수녀가 오는 11월초 사형제도폐지 강연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영수 주교)는 헬렌수녀가 11월1일 방한, '인간생명의 존엄을 위하여-사형제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가제)는 주제로 초청강연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연회는 2일 오후3~6시 서울 명동성당과 3일 오후1시30분~3시30분 대구 성 김대건 기념관에서 열릴 대구대교구 평신도 사도직 단체대회에서 있을 예정이다.미국태생인 헬렌수녀는 1985년 처음 사형폐지운동에 몸담은 이후 전세계를 돌며 사형폐지반대 강연과 단체활동을벌여온 대표적인 사형폐지운동가.

십대 여학생 두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의 영성지도자를 맡아 사형집행과정을 직접 목격하면서 겪은 종교적.인도적 갈등을 계기로 사형폐지운동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헬렌수녀의 수기 '데드맨 워킹-미국 사형제도에 대한 목격담'은 1996년 영화 '데드맨 워킹'으로 제작돼 커다란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데드맨 워킹'은 사형수의 영적 안내자가 된 수녀를 통해 사형제도의 철폐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으며, '살인자는 죽어도 된다'는 당연한 논리에 대해 냉정한 문제제기를 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헬렌수녀는 방한 강연회에서 △ 전세계 사형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사형제도를 통해 본 인간생명의 존엄성 △사형제도에 대한 대안과 피해자 가족에 대한 국가.종교계의 의무 등을 다룰 예정이다.

헬렌수녀는 1992년 '사형폐지 운동가상', 1994년 미국범죄방지변호사 협회 '자유의 옹호자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인권단체로부터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미국사형폐지연합 이사회(1985~95년), 사형제도 중단을 위한 서명단체 'Moratorium 2000'명예회장을 역임했으며, 희생자 옹호단체인 'Survive'를 설립, 사형수뿐 아니라 희생자 가족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정의평화위원회 이창영 신부는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일본 사형제도 폐지회의'에 미국대표로 참가한 헬렌수녀와 만나 한국강연이성사됐다"며 "전 세계적인 사형폐지운동가의 입을 통해 국내에서도 사형제도의 비윤리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장이 될 것"으로 강연회 의의를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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