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들어 주변국과 얽힌 과거사 정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郞)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인납치자중 4명 생존, 6명 사망 사실을 전하면서 "참으로 불행한 일로서 솔직히 사과하고 싶다"며 "관계자들은 처벌했고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북한이 '사실무근'이라며 완강하게 부인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이 사실을 시인한 것은 이 문제를 정리함으로써 북일관계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북일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일본과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남북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지난 6∼8일 열린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6.25전쟁 때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생사.주소확인 문제를 먼저 제기함으로써 국군포로 등 전쟁이 남긴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회담에 나온 북측 대표단은 6.25전쟁 행불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장군님의 지시"라는 점을 거듭 밝힘으로써 김 위원장이 이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박근혜 의원의 방북 때 김위원장은 1.21청와대 습격사건에 대해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으로 미안한 마음"이라며 "그때 그 일을 저지른 사람들은 응분의 벌을 받았다"고 유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서울에 가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하고싶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7월 남북 장관급회담을 제의하는 전화통지문에서 서해교전에 대해 "서해상에서 발생한 무력충돌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발표함으로써 경색된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그동안 북한 대외활동의 발목을 잡아온 과거사 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북한이 보여주는 최근 변화의 중심에는 경제개혁을 통한 실리추구의 흐름이 존재하고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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