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해 유가가 상승할 경우 아시아에서 한국이 1위 원유 순수입국임에도 불구하고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태국과 필리핀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10일 전망했다.
이들은 지난 90년 걸프전 당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단기간에 하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 이라크 전쟁이 터질 경우 유사한 시나리오가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분석했다.
시티뱅크의 클리프 탠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아시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석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 한국, 필리핀 및 인도 등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충격이 흡수되는 정도가 다를 것"이라고 탠 연구원은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 국가의 경제가 유가 상승으로 타격받는 정도가 수입 원유에 어느정도 의존하느냐 말고 인플레, 투자 및 증시 상황에도 영향받는다고 말했다.
DBS 뱅크가 지난 99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7%에 해당하는 원유를 수입하는 점에서 유가 폭등시 아시아에서 가장 취약점이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나라다. 그 뒤를 태국(GDP의 5%)과 필리핀(GDP의 4%)이 잇는다. 한국은 세계 4위 석유 수입국이며 수입분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상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신 시에연구원은 "수치만으로 보면 한국이 (유가 폭등에) 가장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그러나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우수하기 때문에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사시 "한국이 가장 먼저 극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시티뱅크의 탠 연구원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한국의 "내수 성장이 견고하며 재정 융통성도 높다"면서 내수가 탄탄하며 수출과 투자도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도 GDP가 6~6.5% 성장할 전망임을 상기시켰다.
한국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GDP 성장이 0.1%포인트 하락하는 반면 인플레는 0.15%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신 연구원도 펀더멘털의 중요성을 거듭 지적한다. 그는 "필리핀의 경우 펀더멘털이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나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재정 적자가 심각하며 정치 불안정도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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