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 2080-(9)빠진 이 내버려 두면

입력 2002-09-10 14:08:00

치아가 빠진 뒤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

치아는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상태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각 치아마다 이웃치아와 마주보는 치아들에 의해 영향을 주고받는 일종의 동적인 평형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치아가 빠지면 앞 뒤의 치아들이 가졌던 평형관계가 깨지면서 앞 뒤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 마주보던 상대 치아가 빈 자리로 내려오는 수직이동마저 초래한다. 치아가 빠지면 벌어진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게 돼 충치나 잇몸질환 등 구강 질환이 생긴다.

남아 있는 치아의 수명이 단축되고 불균형한 압력으로 치아 전체의 균형이 깨져 어금니의 맞물림도 좋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런 작용은 방치해 둘 수록 더 악화되고 전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저작(음식물을 씹기)의 장점을 거꾸로 생각하면 짐작할 수 있다.

저작은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뇌를 활성화시킨다. 아침 밥을 챙겨 먹는 사람은 공부도 잘하고 근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는 저작이 뇌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 저작기능의 상실은 노인성 치매의 위험인자로 꼽힌다.치아 건강이 좋지 않으면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사람이 씹지 못한다는 것은 음식을 통해 전적으로 이루어지는 체내 필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은 잘게 부서지지 않으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여러 가지 효소들과 잘 섞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소화 장애가 생기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어렵게 된다.

치아의 상실은 턱관절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귀 앞 턱관절 부위의 통증 및 불쾌감과 저작시 장애 등을 수반하는 턱관절 기능 장애는 스트레스 증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치아가 빠진 상태에서 오랫동안 방치하거나 치아배열이 불균형한 경우도 주된 원인이다.

상실된 치아를 치료한다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씹는 기능을 회복한다는 기본적인 치아 건강을 위하는 것은 물론 턱관절 기능보호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치아 상실의 치료를 언제,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는 게 좋을까.

대체적으로 치아가 빠진 후 4~6주가 지난 빠른 시간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치아가 빠진 후에 주위 조직들이 회복되는데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료 방법은 상실된 치아의 수 및 위치, 남은 이웃 치아와 잇몸의 건강 상태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결정된다.

앞니나 어금니가 빠진 경우 '브리지'라고 하는 보철물을 만든다. 상실된 치아의 양옆에 남아 있는 치아를 이용해 다리를 놓고 접착제로 단단히 고정하는 방법이다. 여러 개의 치아가 연속적으로 빠진 경우에는 틀니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공치아 이식술(임플란트)은 치아 뿌리처럼 생긴 금속체를 턱뼈에 심어서 고정한 다음 그 위에 치아를 만드는 치료법이다. 틀니 사용의 불편함과 고통을 해결하고 인접한 치아를 갈아서 씌우지 않아도 돼 자연 치아를 건강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인체 기능은 약해지거나 퇴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잃어버린 신체의 일부분을 보충해 그 기능을 계속 보전하거나 회복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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