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의 폐기되다시피한 논리지만 TV의 영향력과 관련해 '탄환(彈丸)이론'이라는게 있었다. 어떤 기호(記號)를 전파에 담아 보내든 간에 이를 받는 수신자(受信者)는 송신자(送信者)의 의도대로 무조건 아무 생각없이 받는다는 것이다.
TV매체의 무차별적인 폭격에 시청자는 그냥 메시지 의미의 여과없이 무조건 반응한다는 논리가 결국 TV에 대한 '바보상자론'까지 발전했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TV가 가지는 뛰어난 오락기능과 속보성(速報性)을 바탕에 깐 것이기는 하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등 부정적인 측면의 표출이다.
▲라디오와 TV 등장으로 커뮤니케이션 양태(樣態)가 혁명적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신문.잡지 등 인쇄미디어도 대량전달 매체이긴 하나 전파(라디오.TV)매체와 비교할 때 그 영역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따라서 영상과 소리를 실어 나르는 TV가 나타났을 때 인쇄매체인 신문이 사양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계적 채널인 방송과 신문 관계는 그렇고 우리나라 방송환경은 어느나라 방송보다 위력적(威力的)인 것은 사실이다. 서울 인근서 쏘아 올리는 전파는 거의 전국을 가시청권(可視聽圈)으로 하기 때문에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3일)은 방송의 날. 이처럼 영향력이 큰 우리나라 방송이 과연 국민들로부터 전적인 수긍을 받는지 염려가 된다. 균형감각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학자들의 지적이 있고 이 부분에 상당수 국민들이 동의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공영방송(公營放送)을 표방하는 일부 방송사가 대부분 수입을 광고에 의존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공급하는 정보가 굴절되는 경우가 없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신변잡담식의 프로그램은 전국민의 지적수준을 하향평준화로 몰고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우려도 있다. 아무런 메시지 전달도 없고 가족이 함께 차마 볼까 두려운 방송의 질(質)을 새삼 되돌아 보게 된다.
▲정보는 인간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정보는 인간이 생산하지만 매체에 의해 재화(財貨)가 되기도 한다. 미디어 구성원들의 올바른 가치판단에 의한 정보생산이라야 사회적 재산으로 인정받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뉴스가치 판단은 각 사(社)의 몫이되 사회성을 잃으면 어느 매체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다.
편파보도라는 지적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 이를 잠재울 외침을 기대한다. 정치권력에 따라 방송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할 투명성 확보도 우리의 바람이다. 분명한 건 정치권 등 외부압력에 의한 방송의 편성.제작이 흔들리지 않는 길은 '책임방송'이 관건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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