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속의 미국-(4)개인 박물관

입력 2002-07-26 00:00:00

◆기록을 중시하는 미국-개인박물관

미국에는 정확히 집계조차 안돼 있을 정도로 많은 개인박물관이 있다. 미국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개개인들이 자료를 모으고 돈을 들여 박물관을 짓는다. 이것이 미국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이런 개인을 도우는 기부자들도 줄을 잇는다.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는 미국이지만 힘을 뭉쳐야 할 때 나타나는 집단적인 애국심, 조그마한 것 하나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그들이 강대국으로 계속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개인박물관들은 유물.유품을 보관만 하는 폐쇄된 저장창고가 아니라 지역민들의 회합 장소로도 각광을 받는다. 가벼운 파티나 모임을 하면서 미국역사를 되새기기에는 박물관보다 더 좋은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지만 식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무료 입장하는 곳도 있다.

루이스버그 인근에 있는 버기박물관. 버기(Buggy)는 말이 끄는 가벼운 마차를 뜻하는 것으로 19세기 자동차 등장 이전까지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이곳에는 미국의 유명한 30개의 버기들이 전시돼 있다. 또 버기를 만드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전시실이 5동이나 마련돼 있다.

1830년에 지어져 밖에서는 허름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물들이 후손들의 정성어린 대접을 받으며 가치를 뽐내고 있다. 이 박물관은 윌리엄 헤이스라는 개인이 만든 것인데 연간 5만달러(6천만원 정도)의 유지비는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된다.

락 헤이븐에 있는 헤이시 박물관도 개인이 락 헤이븐시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곳. 입장료를 받기는 하지만 기부금과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운영한다. 17, 18세기 링컨 대통령을 비롯한 지역 출신 유명 인사들 및 유물들이 잘 간직돼 있다.

헤이시란 사람이 개인 재산으로 소장하고 있던 것을 1962년 박물관을 만들어 사회에 환원했다. 락 헤이븐대학 단 교수는 "이곳이 없었으면 이 도시의 역사는 제대로 조명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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