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근로자도 지방 기피 중기 임금 올리며 '모시기'

입력 2002-07-08 00:00:00

최근 기업경기가 호전되면서 구미공단 등 생산 현장의 구인난이 심각한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마저 지방기업을 기피, 인력난을 부추기고 있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을 앞다퉈 올려주며 인력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예전에는 국내 근로자의 약 60%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들어서는 80~90%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들의 생산성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76.4%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불법체류자들을 포함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임금상승으로 생활여건이 크게 나아지면서 지방기업보다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선호, 지역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바람에 일부 업체들은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미공단의 경우 7월 현재 중국인 1천617명, 인도네시아 888명 등 10여개 국가의 외국인 근로자 4천300여명이 전자.섬유회사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등 외국인 관련부서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수는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입국해 구미지역의 기업체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지만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대부분 수도권으로 떠나며, 기간 중에 무단 이탈하는 경우도 잦다는 것.

구미공단 전자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인 7명을 고용했는데 이중 3명이 지난달 말도 없이 떠나버려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당국에 외국인 근로자 배정 신청을 해놓았지만 감감 무소속"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인사관계자는 "불법체류자들을 알선하는 인력송출사에 요청을 했는데 임금을 국내 근로자 수준으로 요구했다"며 "생산에 차질을 빚다보니 어쩔수 없이 동의하고 중국인 불법체류자 2명을 고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야근과 잔업으로 월 120만원을 받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인도네시아 평균임금의 6.5배, 중국의 6배, 몽골의 14.2배 등으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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