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국 신문마다 실린, 중국경찰에 붙잡힌 탈북여성의 절규하는 사진 한장이 우리의 가슴을 또한번 찢어놓았다. 두살짜리 딸을 업은 스물여섯 그녀는 마치 표범같은 중국경찰에 목이 물린 '양의 신세' 그것이었다.
이들 길수군 친척 다섯명은 8일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 진입에 실패했고, 다른 탈북자 두명은 같은 시각 미국 총영사관으로의 망명에 성공했다. 목숨을 건 두 팀의 운명은 이렇게 엇갈렸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이 문제는 당장 한·중·일 3국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붙잡힌 다섯명중 두명은 일본 총영사관 사무실 안까지 들어갔음에도 중국 경찰이 따라들어가 강제로 끌고 나옴으로써 일본과 중국간에 주권 침해문제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3 당사국들은 서로 눈치보기에 바쁘다.
과거사 문제, 괴선박 인양문제, 인권문제, 경제교류 확대문제 등 3국간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서로의 목덜미를 잡고 있어서다. 체면구긴 일본측이 영사관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항의했다지만 뒷심은 전혀 없어보인다.
계속되는 탈북자들의 망명시도와 그 좌절을 두고만 볼 것인가? 열흘전 베이징 한국대사관 부근에서 체포된 3명의 탈북가족에 이어 '탈북자의 좌절'은 벌써 두번째다. 붙잡힌 동포들의 희망에 따라 처리될 것인지, 강제북송으로 처리되고 말 것인지 그야말로 이들은 '아이들의 돌에 생사가 달린 개구리의 운명' 그것이다.
우리정부가 한·중간에 미묘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조용한 외교'를 마치 외교술의 '18번'처럼 내놓지만 달리보면 그것은 외교술의 실종, 무기력한 외교에 다름아니다.망명을 지원하는 독일인 의사 폴러첸의 지적처럼 지금 어느나라, 어느 대사관에서든 탈북자들의 난민신청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탈북자 문제의 대응방식을 이젠 바꾸자. 덮기만한다면 중국정부는 강제북송의 비인도적 행위를 반복할 것이다. 탈북자 협의기구 설치제의를 통해 난민지위 문제를 다루는 것도 한 방법이다. 탈북자 보호의 요체, 그것은 바로 이 문제의 국제공론화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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